식품위생법상 개고기는 식품 원료로 인정되지 않는다. 한 마디로 개고기는 불법이다. 하지만 암암리에, 아니 공공연하게 개고기가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버젓이 법망 밖에서 생산되는 개고기는 관리도, 감독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개 식용을 찬성하는 이들은 “깨끗한 환경에서 길러 위생적으로 도축한다”고 주장하지만, 동물보호단체들은 “현실은 전혀 다르다”고 반박한다. 전국 보신탕집에 공급되는 개들은 과연 어떤 환경에서 자라며 어떤 방식으로 도축될까. 서울경제신문 일큐육공팀이 건강원과 보신탕집에 넘겨지기 직전에 극적으로 구조된 개들의 과거를 조명해 봤다.
말복을 사흘 앞둔 지난 7일 경기도 양주시에 위치한 동물보호단체 캣치독팀 보호소에서 일곱 마리의 구조견을 만났다. 울이와 자이, 양스타즈(양키·양목·양생·양백), 그리고 무지개. 이들은 불법 개 농장에서 구조된 개로, 보신탕집으로 넘겨질 운명이었다. 지금은 해맑은 표정으로 사람을 향해 꼬리를 흔드는 개들. 이들이 몇 달 전까지 겪었던 현실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먼저 울이와 자이는 2021년 1월 경상북도 경주시의 한 건강원에서 구조됐다. 당시 개들은 뜬장에 갇혀 사람의 시선을 애써 피했다. 눈을 맞추려 해도 계속해서 고개를 금세 돌려버렸다. 그 이유는 그들이 머물던 뜬장 바로 앞에 도축장이 있어 그동안 숱하게 다른 개들이 죽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도축장은 위생적인 환경으로 보기 어려웠다. 뜬장에서 1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엔 이른바 ‘통돌이’로 불리는 털을 뽑는 기계가 청소되지 않은 채로 선반 위에 올려져 있었고, 녹이 슨 갈고리와 누렇게 변색된 여러개의 개 목줄은 바로 그 옆의 쇠 난간대에 걸려 있었다. 옆 바닥엔 물이 가득 찬 고무대야도 있었는데, 그 안에는 언제 도축됐는지 알 수 없는 개 머리가 부패되고 있었다.
양스타즈가 지내던 사육 환경도 열악한 건 마찬가지였다. 양주의 스타가 되라는 의미에서 양스타즈로 불리는 양키·양목·양생·양백은 지난 5월 경기도 양주시에서 10년 이상 운영해오던 대형 보신탕 업소에서 구조됐다. 개들은 모두 녹이 슨 뜬 장에 갇혀 있었고, 바닥엔 치우지 않아 굳어버린 배설물이 가득했다.
이 외에도 직접 확인한 보신탕집의 사육·도축 현장은 가히 비위생적이고 충격적이었다. 개의 먹이는 수십 마리의 파리로 뒤덮여 있고, 먹이로 주려던 음식물은 너무 부패한 나머지 부패 가스에 의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개들이 지내던 뜬 장엔 치우지 않은 죽은 개 사체도 있었을뿐더러, 장기가 훤히 보이는 개 사체도 방치돼 있었다. 개고기의 사육 및 도축 환경의 현실은 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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