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의 인플레이션 수치가 3%대 완만한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목표치인 2%보다 높지만, 외신들은 경기침체를 촉발하지 않고도 인플레이션을 길들일 수 있다는 희망을 강화하는 수치라고 평가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관측도 확산하고 있다.
미 노동통계국은 10일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감률이 전년동월대비 3.2%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전월 기록한 3.0%과 비교하면 소폭 오른 수치지만 로이터통신이 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을 집계한 전망치인 3.3%를 소폭 밑돈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기도 하다. 변동성이 높은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동월대비 4.7% 증가했다. 전월의 4.8%에서 살짝 하락한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발표된 CPI를 두고 “전월대비 기준 6, 7월 모두 0.2% 증가하는데 그쳤다”며 “이는 인플레이션이 재차 상승하기 시작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샘 불라드 웰스파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인플레이션 추세는 연초보다도 더 확고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연말까지 전년동월대비 기준 3%에 정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캐시 보스찬치크 네이션와이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임대료와 중고차 가격을 중심으로 향후 몇 달 간 근원 인플레이션에 하향 압력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은 이번 CPI 지표를 계기로 연준이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애나 웡·스튜어트 폴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연준의 목표치인 인플레이션 2% 달성을 위한 흐름과 일치하는 페이스에 있다”며 “연준이 올해 남은 기간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7월 물가지표가 발표된 후 이날 다우지수는 1.07% 상승 중이며,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3.995%로 0.009%포인트 하락(국채가격 상승)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2.15로 전장 대비 0.33% 하락 중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