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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 볼 때 자꾸만 '찡긋'하는 우리 아이, 서둘러 안과 찾아야 할 이유

근시 환자 절반은 소아청소년…치료시기 놓치면 고도근시·합병증 유발

아트로핀·드림렌즈 등 근시억제치료, 만 7~9세 때 예방 효과 가장 높아

장·단점 따져 적절한 방법 선택해야…근시진행 막는 특수 안경렌즈 도입

학령기 이전에 시력검사를 하지 않으면 근시 등 눈 건강 이상을 진단하기 어렵다. 이미지투데이




#주재원 발령을 받은 남편을 따라 미국에서 거주 중인 김모(38·여)씨. 방학기간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4살 딸과 함께 안과를 찾았다. 몇 달 전부터 아이가 먼 곳을 볼 때 눈을 찡그리는 모습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시력검사 결과 양안 모두 0.2로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는 소견을 들었다. 근시가 있어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안경을 썼던 김씨는 딸의 예쁜 얼굴을 벌써부터 안경으로 가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속이 상했다. ‘조금 일찍 검사를 받아볼걸’ 병원 방문을 늦추는 사이 시력이 더 나빠진 건 아닐까 자책도 됐다. 심란해 하는 김씨와 달리 남편은 ‘요즘 안경 안 쓰는 아이가 어디 있느냐’며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한번 나빠져 버린 자녀의 시력, 다시 좋아지게 만들 순 없는 걸까.

◇ 성장기에는 근시 진행도 빨라…‘10대 이하’가 진료 환자 절반 차지


굴절이상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안과 질환이다. 우리가 글자나 사물을 보고 무엇인지 인지하려면 카메라의 필름 역할을 하는 망막(retina)이 제대로 작동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 문제가 생겼을 때 굴절이상이라고 통칭한다. 망막보다 앞쪽에 초점을 맺으면 ‘근시’, 망막보다 뒤쪽에 초점을 맺으면 ‘원시’, 눈의 굴절력이 안구의 모든 면에서 같지 못해 한 점에서 초점을 맺지 못하면 ‘난시’다. 가까운 곳은 잘 보이는데 먼 곳은 잘 안 보인다면 근시라고 이해하면 쉽다.



일반적으로 굴절이상은 렌즈의 굴절력과 안구의 전후 길이인 안축장의 불균형이 원인이다. 성장기에는 안축장도 길어진다. 이 과정에서 안축장과 굴절률의 균형이 깨져 근시가 발생하기 쉽다. 실제 근시는 만 7~9세 무렵 급격히 진행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근시 진료를 받은 인원은 120만 명에 육박했다. 학령기인 만 10~14세가 31만 8329명으로 가장 많았고 초등학교 저학년에 해당하는 만 5~9세가 26만 938명으로 뒤를 이었다. 근시 환자 2명 중 1명은 소아청소년인 셈이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사용량이 늘면서 소아 근시 환자는 급증하고 있다. 한국 소아청소년의 근시는 전 세계적으로도 심각한 수준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9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 고소득 국가의 근시 유병률은 53.4%에 달했다. 특히 한국은 대도시에 거주하는 청소년의 약 97%가 근시를 겪는 것으로 추정되며 압도적 비중을 보였다.

◇ 한번 나빠지면 시력 회복 어려워…"진행 늦추는 치료만 가능"




근시의 가장 흔한 증상은 시력감소다. 하지만 학령기 이전의 영·유아들은 시력검사를 하기 전까지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아주 심한 근시가 아니라면 근거리 시력은 정상이기 때문이다. 성장기에 적절한 근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고도근시로 이어지기 쉽다. 고도근시는 망막변성, 시신경 기능 약화 등을 유발하고 성인이 되었을 때 망막박리, 녹내장 발생 가능성도 높인다. 아이가 책이나 TV 화면을 가까이 보려는 경향을 보이거나 멀리 있는 사물을 볼 때 눈을 찡그리고 고개를 돌려 본다면 서둘러 안과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근시일 때 시력을 보완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다. 빛을 퍼지게 하는 오목렌즈는 망막의 앞에 맺힌 상을 뒤로 밀어주므로 멀리 있는 물체가 선명하게 보인다. 성인은 라식·라섹·인공수정체 삽입술 등 수술적 방법을 시도하기도 하지만 소아청소년은 적용대상이 아니다. 성장기에 적극적으로 근시 진행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아트로핀과 일명 ‘드림렌즈’라고 불리는 콘택트렌즈 사용이 권고된다. 아트로핀은 안구 길이의 성장을 억제해 근시 진행 속도를 늦추는 점안액이다. 눈 상태와 농도에 따라 매일 또는 주 2~3회씩 취침 전 한 번 정도 점안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드림렌즈는 수면 시 착용하면 각막의 형태를 변화시켜 근시와 난시를 교정해주는 특수 렌즈다. 가운데 부분이 주변부보다 평평한 하드렌즈로 밤 사이 각막의 중심부를 눌러 굴절력을 낮춰준다.

◇ 끼고 자는 ‘드림렌즈’·아트로핀 치료 활발…근시 진행 늦추는 안경렌즈도 나와


두 방법 모두 근시 진행이 가장 활발한 만 7~9세 때 시행했을 때 예방 효과가 가장 높고 만 12세부터 효용성이 줄어든다고 알려졌는데 각각 장·단점이 다르다. 아트로핀은 필요에 따라 점안만 하면 되기 때문에 비교적 사용이 간편하지만 시력교정 효과는 없어 평소 안경이나 렌즈를 착용해야 한다. 제 때 점안하지 않으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고 투여 후 동공이 확장되면서 눈부심이나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드림렌즈는 착용하고 잔 다음 날 시력 교정 효과가 나타나 안경 없이도 생활이 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데 아트로핀에 비해 근시억제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별도의 연령제한은 없으나 최소 하루 8시간 정도를 착용해야 하므로 수면시간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초등학교 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드렌즈 특성상 적응시간이 필요하고 관리에 소홀하면 눈 충혈, 결막염 등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게 단점이다.

신현진(오른쪽) 건국대병원 안과 교수가 환자에게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건국대병원


근시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안경렌즈도 등장했다. 2021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마이오스마트’는 안경처럼 착용하면 안축장 길이 성장을 60%, 근시?진행을 59%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구에 직접 닿는 렌즈에 비해 관리상 불편함과 부작용 부담을 덜어주면서도 근시 진행이 빠른 영유아 시기에 꾸준히 시력을 관리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을 앞세워 2018년 런칭 이후 2022년 말까지 30여 개국에서 400만 개 이상 판매됐는데 작년 4월부터 국내 도입되어 안경원을 통해 시력검사 후 사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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