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 사태에 대한 책임 소재를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번 주 감사원 감사가 시작된다. 12일 잼버리 대회가 큰 사고 없이 종료됨에 따라 문제 재발을 막기 위한 사후 정밀 진단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13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감사원은 잼버리조직위원회와 전라북도 등 관계 기관과 여성가족부·행정안전부 등 지원 부처에 대한 감사 준비에 들어갔다. 투입될 감사관 인원 조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감사 착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감찰 주체로 거론되던 국무조정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이나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은 당장 진상 규명 작업에는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이번 대회의 유치 단계에서부터 부지 선정, 관련 인프라 구축, 조직위 운영 실태, 막대한 예산 집행 내역 등 전 분야에 걸쳐 살펴볼 것으로 전망된다. 잼버리 개최지로 새만금이 선정된 2017년 8월부터 지난 6년간의 준비 상황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감사 대상이 최소 수백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잼버리는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에 유치 및 대규모 예산 지원이 결정됐고 행사를 약 1년여 앞둔 시점부터 윤석열 정부가 이어받았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려 “유치 당시의 대통령으로서 사과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여야 모두 책임이 있는 사안임에도 양당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내년 총선용 표심을 움직이기 위한 ‘네 탓’ 공방에만 열중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파행 책임이 전라북도와 문재인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한덕수 국무총리의 사퇴 및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특히 민주당은 이를 현 정부에 대한 대정부 공세로 활용하는 분위기다. 김성주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대통령은 국정을 책임지는 자리인데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책임을 회피한다”며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반면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회 유치가 확정된 2017년 8월 이후 약 5년간 문재인 정부와 전라북도는 대회 부지 매립과 배수 등 기반시설, 편의 시설 등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아 ‘잼버리 파행’이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잼버리 대회 준비 과정에서 조직위원회가 민주당 전북도당 간부가 대표로 있는 업체에 24억원 상당의 용역 계약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