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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뮤지컬에 '한류 입혀' 다시 판다

EMK '시스터액트' 공연권 구입

직접 제작해 해외시장에 역수출

"뮤지컬도 車처럼 만들어서 판매"

무대 이동·보관 편한 부산 거점

11월 첫 공연·내년엔 亞 투어도


EMK뮤지컬컴퍼니(EMK)가 첫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뮤지컬 ‘시스터 액트’로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다. 영어 원작 작품의 공연권을 EMK가 사서 직접 제작해 해외에 수출하는 방식이다. EMK가 제작하는 ‘시스터액트’는 오는 11월 부산에서 첫 선을 보인 후 내년 하반기 아시아 투어에 나선다.

2017년 한국에서 열렸던 뮤지컬 '시스터액트' 공연 사진. 사진 제공=EMK뮤지컬컴퍼니




김지원 EMK뮤지컬컴퍼니 부대표는 14일 서울 EMK뮤지컬컴퍼니 본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뮤지컬도 자동차처럼 자체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국가는 아시아에서 한국 등 소수 국가에 불과하다”면서 “EMK는 10년 넘게 쌓은 뮤지컬 제작 노하우를 통해 국제적인 프로덕션 사업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EMK는 그간 수많은 창작 뮤지컬을 자체 제작해 뮤지컬 제작 역량을 다져왔다. ‘마타하리’, ‘웃는 남자’ 등의 흥행에 성공한 이후 ‘엑스칼리버’, ‘마리퀴리’ 등을 해외에 수출하면서 한국 창작 뮤지컬의 가능성을 열었다. EMK는 이제 그간의 경험을 발판 삼아 해외 원작 작품의 ‘영어 공연 권리’를 확보한 후 작품을 제작해 해외에서 공연하는 ‘역수출’ 방식의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시스템을 도입한다.

통상 글로벌 뮤지컬 작품이 월드투어를 할 때는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에서 공연하던 스타급 배우가 아닌 장기간 해외 투어가 가능한 ‘세컨드 클래스’ 배우진으로 공연이 진행됐다. 공연은 북미 제작사나 호주 제작사에서 주로 제작하는데, 실질적으로 브로드웨이에서 현재 활동하고 있는 배우가 아니기 때문에 공연의 비용은 비싸고 질은 다소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EMK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영어 공연권을 확보해 EMK 유수 창작팀과 함께 다시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레베카’ ‘마리 앙투아네트’ 등 유명 뮤지컬을 연출한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이 합류했다.



14일 서울 강남구 EMK엔터테인먼트 본사에서 진행된 뮤지컬 '시스터액트' 미디어데이에서 프로듀서를 맡은 김지원 EMK뮤지컬컴퍼니 부대표(왼쪽)과 연출을 맡은 로버트 요한슨. 사진 제공=EMK뮤지컬컴퍼니


이 시스템의 신호탄을 쏠 작품은 뮤지컬 ‘시스터 액트’다. ‘시스터 액트’는 1992년 흥행한 동명의 영화를 기반으로, 2006년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마피아 보스인 커티스의 애인이자 가수인 들로리스가 수녀원에 숨으면서 성가대를 지휘하는 이야기로, 전세계적으로 공연되며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다.

앞서 뮤지컬 ‘시스터 액트’는 2017년 아시아 인터내셔널 투어를 펼쳤다. 당시 한국에서는 EMK가 음악과 대본만 가져와 국내 관객 취향에 맞게 재창작하는 ‘스몰 라이선스’ 방식으로 공연한 바 있다. EMK는 이번에 영어공연권을 확보해 그간 네트워크를 쌓은 창작팀과 작품을 다시 제작해 해외에서 직접 공연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우선 작품은 11월 4일 부산 소향 시어터에서 막을 올린다. 부산에서 처음 공연을 선보이는 이유는 제작 비용 효율화 때문이다. 김지원 부대표는 “부산은 항만이 있어 무대 세트를 보관하고 이동하기 용이한 환경”이라면서 “해외 관광객을 생각했을 때 영어 공연의 수요가 있는 곳은 서울 다음 부산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근 EMK 뿐 아니라 많은 뮤지컬 제작사들이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뮤지컬 시장을 벗어나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EMK는 이미 이달 엑스칼리버 일본 공연을 진행한 바 있으며, 오디컴퍼니는 ‘위대한 개츠비’의 브로드웨이 공연을 준비 중이다. 뮤지컬 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뮤지컬 제작 환경이 선진화 되고 창작 뮤지컬의 가능성도 여러 시장에서 입증되면서 더 큰 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이라며 “이미 우리나라 뮤지컬 시장은 지난해 4000억 원 규모로 포화 상태이지만 세계 뮤지컬 시장은 이보다 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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