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잼버리 K팝 콘서트와 관련해 K리그 팬들이 경기장의 '잔디 훼손'을 우려하는 가운데, 정부가 복구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지난 13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콘서트 기획 단계부터 경기장 원상회복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였으며, 최선을 다해 복구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체부에 따르면 콘서트 관련 시설이 철거되자마자 서울시설공단은 전용 잔디 보식 등 긴급 복구에 들어갈 예정이다. 문체부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서울FC와 서울시설공단 측과 협력해 빠른 시일 내 경기장을 원상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당초 잼버리 K팝 콘서트는 지난 6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외무대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폭염과 태풍 등 안전상의 이유로 여러 차례 혼선을 거듭했고,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변경됐다.
문제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 깔린 '하이브리드 잔디'였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은 2021년 경기장 그라운드에 천연잔디 95%와 인조 잔디 5%를 섞은 하이브리드 잔디를 깔았다. 투입된 예산 규모만 10억원 상당이다.
이후 서울시설관리공단은 대형 콘서트 대관을 허용하지 않는 등 잔디 훼손을 막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부득이하게 행사를 진행해야 할 때는 가변적으로 있는 E석에 무대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잔디를 관리해 왔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의 예산과 노력에 대비되는 정부의 결정을 두고 일부 K리그 팬 사이에서는 "10억짜리 잔디 깔아놓고 K팝 콘서트로 훼손하나"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 K리그 팬은 K팝 공연이 열린 지난 11일 "잼버리 졸속행정, 왜 피해를 K리그가?"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정부의 원상복구 대책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안 써도 될 돈이었는데 세금으로 때우나", "잔디가 빠르게 지원한다고 저절로 빨리 자라나" 등 비판이 나왔다. 반면 "세계인의 이목이 쏠린 잼버리 대회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는 불가피했다", "언제까지고 잔디를 모시고 살 수는 없는 것" 등의 반박이 나오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