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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가 부서져버려"…하와이 사망자 신원 확인된 건 2명뿐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산불이 휩쓸고 간 라하이나 마을 현장. AP=연합뉴스




하와이 마우이섬의 산불 피해 사망자 수가 100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시신이 극히 일부에 불과해 실종자들의 가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마우이 카운티 당국에 따르면 지금까지 확인된 시신들은 대부분 불에 심하게 타 신원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당국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당일 오후 기준 사망자 89명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것은 2명뿐이라고 밝혔다.

존 펠레티에 마우이 경찰서장은 "우리가 이 (누군가의) 가족과 친구들을 발견할 때, 그 유해들은 금속을 녹인 불을 통과한 상태"라며 "우리가 유해를 수습할 때 (유해가) 부서져 버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원을 확인하려면 빠른 DNA 검사를 해야 한다"며 실종자 가족들이 당국이 운영하는 가족지원센터에서 DNA 샘플을 채취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망자 유해에서 채취한 DNA를 가족의 DNA와 비교해 일치 여부를 확인하려는 것이다.

지난 11일부터 주요 피해지역 현장에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 소속 수색·구조팀과 사체탐지견이 투입돼 구조물 내부 수색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12일 오후까지 수색 작업의 진전은 대상 지역의 3% 정도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자 신원 확인과 수색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실종자의 가족과 친지들은 일주일째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산불이 휩쓸고 간 라하이나 마을 현장. EPA=연합뉴스


화염을 뚫고 탈출해 얼굴과 팔에 화상을 입고 살아남은 73세의 한 주민은 실종된 형제를 찾고 있다면서 "그가 살아있기만을 바란다"고 NBC방송에 말했다.

섬 안에 연고가 없는 경우에는 실종자 확인이 더 어려운 상황이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14일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앞으로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며 "수색대원들이 하루에 10∼20명씩 발견할 수 있어서 전체 사망자 수를 파악하는 데는 10일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BBC는 14일 기준 사망자가 96명이며, 마우이 섬의 산불은 최근 100년간 미국에서 일어난 산불 중 최악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화재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허리케인 도라에서 불어온 바람과 가뭄이 화재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정전된 전력선이 발화의 원인이라며 하와이 최대 전기 공급업체인 하와이 일렉트릭에 책임을 묻는 집단 소송도 지난 13일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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