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가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 퍼레이드를 벌여 군사력을 과시한 가운데 러시아 동맹국인 벨라루스와 접한 국경의 주둔 병력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15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폴란드는 옛소련 볼셰비키에 맞선 바르샤바 전투 승리 103주년을 기념해 대규모 군사 행사를 개최했다. 퍼레이드에는 폴란드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소속 병력 2000여 명을 비롯해 200여 대의 군 장비와 92대의 전투기가 동원됐다. 특히 한국산 K-2전차와 K-9자주포, 미국산 M1A1 에이브럼스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페트리엇 미사일 등 최신 무기들이 공개됐는데 전문가들은 “폴란드가 대규모 군사력을 과시해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이해할 수 있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CNN은 “(퍼레이드에) 폴란드가 보유한 최신식 무기가 포함됐다”며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장악한 후 폴란드는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유럽의 주요 군사 강국 중 하나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폴란드는 최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벨라루스 접경 지대에 병력도 충원했다. 이날 더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폴란드가 ‘예측할 수 없는 적’을 막기 위해 벨라루스와 맞닿은 국경에 최대 1만 명의 병력을 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폴란드는 기존에 벨라루스와의 국경에 2000여 명의 군사를 배치했는데 최근 2000명을 추가로 파병한 데 이어 병력 규모를 큰 폭으로 늘린 것이다.
폴란드의 군사 경계는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이 근거지를 벨라루스로 이전한 후 심화했다. 바그너그룹은 지난주부터 벨라루스 정규군과 함께 폴란드 접경 지역인 브레스트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착수했다. 바그너그룹의 주둔 병력은 4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한편 벨라루스를 통해 유입되는 불법 이민자들이 늘어난 것 역시 국경 통제 강화의 필요성을 높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폴란드 국경수비대는 “점점 더 많은 비유럽 이민자들이 벨라루스에서 폴란드로 국경 넘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폴란드는 2021년 벨라루스가 중동·아프리카 등의 이민자들을 고의로 받아들인 후 폴란드로 보내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경 통제를 강화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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