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여의도의 한 아파트의 정비구역 지정 공람공고문에 따르면 3.3㎡당 공사비가 840만원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만해도 3.3㎡당 공사비가 700만원대 였지만 수개월 사이 공사비가 급등한 것이다.
비강남권에서도 3.3㎡당 800만원대 공사비가 나왔다. 구로구 B아파트 조합은 3.3㎡당 공사비 806만원을 제시했다. 광진구 J아파트도 2차 시공사 선정에 나서면서 3.3㎡당 공사비로 1차 입찰(650만원)보다 25% 높은 800만원대를 내걸었다. 지방의 경우 부산에서도 시공사는 3.3㎡당 공사비를 2015년 계약 금액(550만원)에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987만2000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각종 지표에서도 분양가 급등이 반영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집계한 건설공사비지수(6월 기준)는 2020년 118에서 2021년 132, 지난해 147, 올해 151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공사에 들어가는 건설 자재와 노무비, 장비비 등 직접 공사비를 가공한 지표다.
건설 업계에서는 분양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 자재와 인건비 부담이 여전해서다. 시멘트 공급업체인 쌍용C&E와 성신양회는 7월분부터 t당 시멘트 가격을 11만9600원으로 14.1% 인상했다. 지난 1년 전(7만5000원)보다 무려 59.4% 상승한 가격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 분양에 돌입해 ‘예전 가격’ 수준에 나온 아파트는 계약률이 크게 뛰고 있다. 충북 음성에 들어서는 ‘음성 우미린 풀하우스’가 대표적이다. 이 아파트는 3.3㎡당 최저 800만원대로 책정되어 경쟁력 있는 분양가가 돋보인다. 여기에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에 중도금 60% 무이자 혜택도 더해 구매 부담을 크게 줄였다. 발코니 확장 시 다양한 무상제공 품목(타입별 상이)도 제공한다.
특히 최근 음성에는 첨단기업 발 대형 호재도 많아 합리적 분양가와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차전지 전극 전문 생산 기업인 JR에너지솔루션이 3000억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채결했고, 본사도 청주 오창에서 음성으로 이전한다. 유한양행도 600억원을 투입해 용산산업단지 내 의약품 생산공장을 건설해 신약 개발에 나선다. 원료의약품 제조기업인 연성정밀화학도 용산산단에 2028년까지 1500억원을 들여 공장을 신설키로 했다. 시가총액 100조원을 웃도는 국내 대표 이차전지 회사도 음성에 들어올 예정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소비자들도 물가 상황을 체감하면서 분양가가 더 낮아지기 어렵다는 것을 인지해 가격이 저렴한 곳은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는 분위기”라며 “음성 등 분양가 상한제 적용단지를 중심으로 완판 소식이 더 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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