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한 속도전에 나선 배경에는 학령인구 감소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지방대 위기 등 지역 소멸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유치 카드를 꺼낸 만큼 학생 수 급감과 15년째 이어진 등록금 동결 등의 여파로 재정난에 허덕이는 지방대를 살릴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교육계의 관심이 쏠린다.
16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에 따르면 2012년 대비 2022년 수도권 4년제 대학 입학생이 1.1% 감소한 반면 비수도권 4년제는 무려 17.5%나 감소했다. 지방대의 경우 수도권대에 비해 저출산에 따른 학생 감소 여파가 훨씬 크다는 의미다.
등록금 의존도가 높은 사립대가 국내 대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학생 수 감소는 고등교육계에 직격탄을 안기고 있다. 15년째 이어진 등록금 동결에 학생 수 급감까지 겹치자 일부 대학들은 벌써부터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학생 미충원에 따른 사립대학 재정 손실 분석’에 따르면 전국 156개 4년제 사립대 가운데 53곳이 2025년 총 1684억 5000만 원의 운영 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594억 2000만 원(35곳)이던 손실 규모는 올해 873억 3000만 원(38곳), 2024년 1231억 2000만 원(44곳)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위기는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사무처 정책 연구용역으로 대학교육연구소가 최근 공개한 ‘학생 수 감소와 사립대학 재정 건전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 입학 정원 46만 3515명이 2040년까지 유지되는 것으로 가정하면 전국 대학에서 무려 20만 명의 미달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출산으로 같은 기간 학령인구(만 18세 인구)가 47만 4885 명에서 25만 9004 명으로 급감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정책이 지역 대학의 숨통을 조금이나마 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남 지역 사립대의 한 관계자는 “입학 문턱이 낮아지면 외국인 유학생 유치 효과가 확실하게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다만 단순히 유학생 규모를 늘리는 것에서 나아가 얼마나 우수한 학생을 유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