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회원국 중 33위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발표된 국회예산정책처의 ‘2023 대한민국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노동시간당 산출되는 부가가치를 나타내는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지난해 49.4달러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독일(88.0달러), 미국(87.6달러)은 물론 일본(53.2달러)보다도 낮다. 1위인 아일랜드(155.5달러)와 비교하면 30% 수준이다. OECD 회원국 중 한국보다 노동생산성이 낮은 나라는 그리스·칠레·멕시코·콜롬비아 등 4개국에 불과했다. 전 산업 노동생산성지수는 지난해 110.2로 전년보다 2.22% 올랐다가 올해 1분기 102.7로 1년 전보다 1.92% 하락했다. 느리게나마 개선되던 노동생산성이 올해 들어서는 아예 뒷걸음질친 것이다.
반면 국내총생산(GDP) 중 노동의 몫은 2010년 이후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해 기준 피용자보수는 1029조 7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77% 늘었다. 노동의 대가로 받는 임금이 상승하는 속도만큼 노동생산성이 개선되지 못했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의 노동 경쟁력이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는 주범이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 경쟁력 평가(2019년 기준)에서 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은 141개국 중 97위, 노사 협력은 130위로 꼴찌나 다름없다. 가뜩이나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빠르게 줄어드는 와중에 우리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노동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러잖으면 우리나라 주요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이 급격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해법은 신속하고 과감한 노동 개혁과 규제 혁파다. 정부와 국회는 산업 현장의 법치 확립을 토대로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고 근로시간 개편, 이중구조 개선 등에 속도를 내야 한다. 엄정한 법 집행으로 강성 노조의 불법행위를 종식시키고 노사 관계를 대치와 대립에서 선진국형 협력으로 전환해야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말로만 반복해온 규제 혁파도 조속히 실행해야 한다. 규제를 없애겠다며 또 다른 규제로 기업을 옥죄는 악순환을 멈추고 킬러 규제를 제거해 우리 경제의 생산성을 제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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