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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비가역적' 3각 공조 구축…역내 넘어 인태로 안보협력 확장

■'캠프 데이비드 선언' 뭘 담나

대내외 환경변화에도 흔들리지 않게

한미일 협력 규범·이행방향 제도화

첨단기술·기후문제 등 단일대오 대응

美 "3국 파트너십 새로운 차원으로"

日 오염수 배출 문제는 논의 안해

바이든, IRA 이행 조치 설명할 듯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일 정상이 18일(현지 시간) 3자 정상회의를 통해 채택할 ‘캠프데이비드 원칙’ ‘캠프데이비드 정신’은 삼각공조 체제를 어떤 상황에서도 되돌릴 수 없는 수준으로 결속시키기 위한 정치적 선언이다. 한미일 협력의 규범과 이행 방향을 담은 것이다. 이것이 구현되면 향후 3국 간 이해 충돌이 발생하거나 공조해야 할 사항이 일어날 때마다 서로 어떻게 대응할지 눈치를 보며 불확실성을 키우는 상황이 최소화될 수 있고 예측 가능한 상황 속에서 신뢰를 쌓으며 보조를 맞출 수 있게 된다.

3국은 이번 정상 간의 만남을 정례화하는 것은 물론 안보·경제·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는 3국 정상의 만남이 하나의 국제 공조의 ‘플랫폼’으로 제도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플랫폼 내에서 한미일 정상들은 상호 간 민감하고 내밀한 이슈까지 속 깊게 소통하면서 조율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에 대해 “30년 가까이 한미일은 대화를 이어왔지만 각 나라의 국내 정치 상황과 대외 정책 노선 변화에 따라 한미일 3자 대화의 지속성은 취약했고 협력 의제도 상당히 제한적이었다”며 “(캠프데이비드 정신과 캠프데이비드 원칙의 두 문건은) 한미일 협력체제를 제도화하고 공고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 차장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세 나라 안보협력의 지리적 범위가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일 정상은 정상회의 이후 가질 공동성명에서 그간 북한 문제에 집중된 삼국의 안보협력을 인도태평양으로 확장하는 문구를 명기할 예정이다. 한미일 삼각안보협력체제의 무대가 인태 지역으로 넓어지면 인태 지역에 있는 유엔군과도 전략적 연대가 가능해진다. 김 차장은 “그동안 한미·한일·미일이 양자 간 개별적으로 추진해온 안보·경제 협력들도 3자 공조 차원에서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협력 분야도 안보뿐 아니라 경제, 첨단 기술, 보건, 여성, 인적 교류를 망라한 포괄적 협력체를 지향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캠프데이비드 원칙’에 3국이 함께 추구해나갈 공동 가치와 규범을 명시하는 것도 이 같은 지리적 확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일관된 가치를 바탕으로 한반도에서 벗어나 동남아시아·태평양 도서국 등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를 무대로 평화와 번영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차장은 “캠프데이비드 원칙을 천명함으로써 한미일은 경제 규범, 첨단 기술, 기후 변화, 핵 비확산 등 국제 문제에 공동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장에 따르면 ‘캠프데이비드 정신’은 세 정상이 함께 발표하는 공동성명의 형태가 될 예정이다. 세 나라가 함께 추구할 협력 비전과 실천 의지를 선언하면서 지정학적 경쟁의 심화,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위기 등 당면한 글로벌 문제에 단일대오를 유지하겠다는 내용이다. 김 차장은 “한미일 세 나라는 지구상에 단 7곳뿐인 3050 클럽에 속한다”며 “세 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의 3분의 1에 달해 협력의 잠재력이 상당하다”고 부각했다. 3050 클럽은 인구가 5000만 명 이상이면서 1인당 GDP가 3만 달러를 넘는 국가를 의미한다.

앞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 역시 외신 기자들과의 브리핑에서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 협력을 강화할 중요한 이니셔티브가 발표될 것”이라며 “이는 3국 협력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커비 조정관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초기 우리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동맹들과 파트너십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제 우리는 동맹국들과 새로운 차원의 파트너십에 도달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다만 한미 모두 3국 협력의 형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같은 다자간 동맹 기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커비 조정관은 “이번 회의는 세 나라 간 공식 동맹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미 미국은 한국·일본과 개별적인 동맹을 맺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관계자 역시 “나토의 경우 30개 가까운 나라가 모인 집단 안보 동맹”이라며 “한미일은 그렇게 나라 수가 많지도 않고 동맹도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동맹은 일방이 공격 당했을 때 자동적으로 다른 일방이 참전하는 관계”라며 “한일 관계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결과를 ‘삼각안보협력 체계’라고는 할 수 있어도 ‘한미일 안보 삼각 동맹’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혹은 이를 계기로 열릴 예정인 한일정상회담에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배출과 관련해 “오염수 문제는 다루지 않기로 했다”고 답했다. 또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조정관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동맹에 대중(對中) 투자 규제 및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이행과 관련한 조치들에 관해서도 설명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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