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 있는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승선 못 한다’는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의 발언을 두고 17일 국민의힘은 온종일 술렁거렸다. ‘본인이 돋보이려 당을 깎아내리지 말아달라’는 취지였다는 설명에도 차기 총선의 공천 작업을 총괄하는 이 사무총장의 발언은 ‘공천 겁박’으로 비출 수 있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확산됐다. 논란이 커지자 이 사무총장은 ‘당원들의 요구를 수용해 자제를 당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 사무총장은 전일 국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함께 승선 못 한다”는 표현을 쓰며 의원들을 향해 당을 공격하거나 화합을 저해하는 의견 표출을 자제해달라고 요구했다. ‘공천 배제’를 암시하는 듯한 강한 수위의 발언에 친윤계가 공천을 빌미로 기강잡기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최근 ‘수도권 위기론’을 꺼내들며 김기현 지도부를 공개 저격한 4선의 윤상현 의원에 대해 불쾌감을 표출한 것이라는 평가가 무성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사무총장은 ‘당심을 고려한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난 이 사무총장은 “당의 같은 구성원으로서 모욕과 조롱을 하지 말자는 당부의 얘기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자당 의원들 몇 명이 방송 인터뷰에서 당을 폄훼·조롱했다고 언급하며 “우리 당원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고, 이것을 하지 말자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에 기초해서 의견을 개진하는 것과 당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것은 다르다”며 “당을 모욕하는 것을 내버려 두고 ‘잘했다’고 박수쳐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당원들의 뜻을 전달하는 게 사무총장이 할 일”이라며 “대다수 의원들이 바른말을 했다고 한다. (못할 말을 했다고) 누가 그런 얘기를 하는지 한 번 실명을 밝혀보라”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날 라디오(BBS) 인터뷰에서 이 사무총장의 발언과 관련해 “일반론적인 이야기를 했을 것으로 본다”며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수용을 하는 것이 건전한 정당”이라고 충돌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당 지도부는 상대적으로 영남권, 강원권에 있는 분들이니까 수도권 정서나 흐름을 못 느낄 수 있다고 본다”며 “이 사무총장이나 당 지도부에 있는 분들하고 수도권에 있는 의원들하고의 인식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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