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아동학대로 신고된 서울 소재 교사들의 경우 신고 즉시 직위가 해제되는 일을 겪지 않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이 교권 보호를 위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거쳐 직위 해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 인해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위축되거나 침해받지 않도록 직위 해제 여부를 결정하는 전문가 검토 협의체를 신설한다고 18일 밝혔다. 유관부서의 업무 담당자, 법률 전문가, 해당 학교 구성원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검토 협의체는 교사가 아동학대로 신고된 건에 대해 직위 해제가 적절한지를 검토한다. 검토 결과는 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의 직위 해제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참고 자료로 쓰게 된다.
교육공무원법 제44조 2항에 따르면 △직무 수행 능력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중징계의결 요구 중인 경우 △형사사건으로 기소되는 경우 △금품 비위·성 비위 등으로 인해 감사원 및 수사기관에서 조사나 수사 중으로 그 비위의 정도가 중해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어려운 경우 임용권자는 직위 해제를 시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학교에서 무고성 아동학대로 신고돼 수사기관의 수사 개시 통보가 이뤄질 경우 직위 해제가 될 수 있어 무리한 처분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법령과 학칙에 따른 교원의 생활지도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아동학대처벌법 적용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며 "지자체 및 수사기관에서는 교원의 생활지도에 대한 아동학대 사안 조사 시 교육청의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권 침해 사례의 다수를 차지하는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를 막기 위해 교원단체도 행동에 나섰다.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은 이날 아동복지법의 모호한 정서적 학대 처벌 조항 때문에 아동학대 신고와 수사가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헌법 소원을 청구했다.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금지하는 아동복지법 17조 5호를 문제 삼았다.
정수경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은 "정서적 학대 행위는 너무나 모호하고 포괄적이라 교사들의 생활지도를 제한하는 것을 넘어서 (학생이나 부모가) 아동학대범으로 무고하는 수단이 된 지 오래"라며 "교사들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는 증언만으로도 신고가 가능하고, 무죄추정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신고 후 직위 해제가 되고 있어서 심리적 압박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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