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등산로에서 30대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숨졌다. 현재 피의자에게 적용된 강간상해 혐의도 변경될 예정이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의 한 대학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피해자 A씨가 결국 사망했다. A씨는 사건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3일째 의식을 찾지 못하는 등 생명이 매우 위독한 상황이었다. 당시 A씨는 머리를 심하게 다쳤고, 심정지 상태가 오래 지속됐던 탓에 병원 응급실에 올 때부터 상황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앞서 최 모(30) 씨는 지난 1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공원과 연결된 야산 내 등산로에서 성폭행을 할 목적으로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 A씨에게 접근해 의식을 잃을 정도로 흉기로 때린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등산객 신고로 출동해 범행 현장에서 최 씨를 체포하고 18일 강간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사망하면 최 씨의 혐의는 변경된다”면서 “변경 혐의는 검토중에 있다”고 밝혔다.
최 씨가 받고 있는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상해 혐의는 흉기소지범에게 적용되며 무기징역이나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 처벌된다. 일반 강간상해죄의 법정형인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의 징역 보다 강력한 처벌이다.
성범죄 피해자가 상해를 입은 경우에는 성폭행이 미수에 그쳤더라도 강간상해나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상해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같은 날 피의자 최 모 (30) 씨는 본인의 범행 중 성폭행에 대해 미수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오후 1시 30분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 출석을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면서 “성폭행 미수에 그쳤다고 주장하는 것이 맞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이어 “신림역·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에 영향을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피해자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죄송하다. 빠른 쾌유를 빌겠다”고 했다. 범행 이유 등에 대한 다른 질문에는 답변 없이 호송차에 탔다. 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최 씨의 범행이 잔인하며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해 특정강력범죄법에 따른 신상공개와 함께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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