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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욕만 앞서는 '헬린이' 무리한 스쿼트, '이 병' 부른다 [일터 일침]

■ 김하늘 부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바른 자세·운동량 조절해야 '슬개골연골연화증' 예방 가능

증상 지속된다면 약침 치료가 효과적…초기에 진료 받아야

단기간 운동량을 급격히 늘리면 관절 부상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지투데이




#여름 휴가를 맞아 바닷가에 다녀온 직장인 김모(29·남) 씨는 곧장 헬스장에 등록했다. 휴가지에서 멋진 몸매를 뽐내는 여행객들을 보며 그동안 몸 관리에 소홀했던 자신에 대해 반성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의욕이 너무 앞섰던 탓일까. 휴가 직후부터 몸 만들기에 온 힘을 쏟던 김씨는 갑자기 늘어난 운동량 탓에 관절과 근육에 부담이 커지는 걸 느꼈다. 처음에는 이러다 말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점차 통증이 심해졌다. 스쿼트나 런지와 같은 하체 운동을 할 때는 관절에서 소리가 나거나 붓기도 했다. 운동량을 조절하고 휴식을 취해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3층 이상 계단을 오르기조차 벅찬 상황에 이르자 병원을 찾은 김씾는 엑스레이 촬영 결과 ‘슬개골연골연화증’이란 진단을 받았다. 운동에 몰두한 나머지 무릎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한 대가였다.



자기 관리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퇴근 전후 자투리 시간을 쪼개어 운동에 심취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2 국민생활체육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0% 이상이 체육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고 답변했다. 대다수 국민이 운동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을 인증하는 게시글은 이달 기준 650만 건을 넘어섰다. 국내 한 구인구직 온라인 플랫폼이 직장인 165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퇴근 후 바라는 자신의 모습으로 ‘운동하는 유형’이 29.3%로 가장 많은 득표를 기록하기도 했다. 여름철에는 옷이 얇아지고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운동 욕구가 최고조에 달한다. 실제 휴가를 떠나기 전이나 다녀온 뒤 운동에 대해 강한 동기부여를 느끼는 직장인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운동량을 단기간 내 급격히 늘리면 관절 부상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한 필수 운동으로 꼽히는 스쿼트를 비롯해 '천국의 계단'으로 불리는 스텝밀, 데드리프트 등과 같은 하체운동은 잘못된 자세나 지나친 관절 움직임이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신체 중심이 무릎 앞쪽으로 치우친 채 관절에 부담이 가중되면 '슬개골연골연화증'에 노출되기 쉽다. 슬개골연골연화증은 무릎을 굽히고 펼 때 지지대 역할을 하는 슬개골 안쪽 연골이 단단함을 잃고 약해지는 질환이다. 신체 중심이 무릎 앞쪽으로 과하게 쏠리면 슬개골에 비정상적인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에 그 위험이 커진다. 이외에도 교통사고와 같은 강한 충격,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 계단 자주 오르내리기 등 일상적인 행동도 원인이 된다.



슬개골연골연화증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증상은 평소 무릎을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나면서 통증이 있거나 무릎이 시큰거리고 뻑뻑하게 느껴지는 경우, 무릎이 자주 붓고 열감이 있는 경우 등이다. 연골이 손상돼 제대로 기능을 못한다는 점에서 퇴행성 관절염과 증상이 유사하지만 통증이 무릎 앞쪽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한의학에서는 슬개골연골연화증 치료를 위해 다양한 치료법이 포함된 한방통합치료를 제공한다. 한약재 성분을 정제한 약침 치료는 염증과 통증을 빠르게 완화시킬 뿐만 아니라 손상된 근육과 신경의 재생에 도움을 준다. 그리고 환자의 세부 증상과 체질에 맞는 한약 처방으로 연골 보호 효과를 높인다.

자생한방병원이 SCI(E)급 국제학술지 ‘중의학(Chinese Medicin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약침 치료는 항염증 및 연골 보호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연구팀은 골관절염 유발인자를 투여한 쥐에게 신바로약침을 활용한 약침 치료를 3주간 실시한 결과, 약침을 맞지 않은 쥐에 비해 염증을 유발하는 성분인 ‘프로스타글라딘E2’ 생성이 약 60% 억제됐음을 확인했다. 또한 뼈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인 소주골의 부피도 40%가량 더 보호된 것으로 나타났다.

슬개골연골연화증은 대부분 적절한 휴식을 취하거나 비수술 치료 만으로도 충분히 호전 가능하다. 그러나 증상을 방치할수록 연골이 마모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연골이 얇아지면 주변 무릎 관절들에 압력과 마찰이 심해지면서 무릎관절염으로 진행되어 심한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적절한 운동 자세와 습관으로 질환을 예방하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초기에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김하늘 부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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