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적 방법을 활용해 자연의 물질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해 신개념 점착제, 중금속 제거제로 활용 가능한 물질 개발 연구성과가 도출됐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은 UST?한국화학연구원(KRICT) 스쿨 화학소재 및 공정 전공의 정해민 박사과정생과 이현호 통합과정생이 각각 1저자, 신지훈 지도교수(책임연구원), 박세흠 선임연구원이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한 연구 논문이 ACS Sustainable Chemistry & Engineering 저널 3월호와 Nanoscale 저널 6월호에 각각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고 22일 밝혔다.
고무의 탄성과 플라스틱의 가소성(plasticity)을 동시에 지녀 자동차, 가전제품, 신발 등의 부품으로 많이 사용되는 고분자 재료인 열가소성 탄성체(Thermoplastic Elastomer·TPE)는 대부분 자연분해가 되지 않고 포스트잇에 쓰이는 점착제 등으로도 응용될 수 있으나, 친환경적이지 않은 첨가제 사용이 필수적이라는 문제를 지니고 있다.
연구팀은 자연유래 물질들을 친환경적 방법으로 합성한 뒤 분자량만 조절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고성능 점착제, 슈퍼엘라스토머로 활용 가능한 물질을 탄생시켰다.
식물유에서 얻은 연질 물질과 나무 목질부에서 얻은 경질 물질을 인공첨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합성법을 적용해 새로운 TPE를 만든 뒤 분자량만을 조절해 연질화해 기존 포스트잇보다 높은 점착력을 지닌 점착제로의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고 경질화해 현재 상용화된 TPE보다 30배(3000%) 높은 탄성율을 지닌 ‘슈퍼엘라스토머’로의 활용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다.
또한 기존 상용화된 TPE와 달리 자연에서 분해되는 친환경적 물질로 탄생함에 따라 향후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해민 박사과정생은 “기존의 석유화학제품이나 화석연료의 사용을 지양하고 지속가능한 자원을 활용해 유용한 탄성체 대체물질 후보를 만든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지구 환경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한 신물질 및 기술 개발로 인류에 기여하는 연구자로 성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새우, 게 등 갑각류의 외골격에서 얻을 수 있는 천연 고분자 물질인 키틴에 신개념 친환경 공정을 적용해 고효율의 중금속 및 염료 흡착제 개발로 응용할 수 있는 성과도 배출됐다.
키틴에서 추출할 수 있는 키틴 나노 결정체는 수질오염원 중 양이온을 띄는 중금속이나 염료의 흡착제로 응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의 산 가수분해 등 화학적 방법은 결정체 추출 시 환경오염 유발 및 낮은 수율 문제를 갖고 있었다.
연구팀은 정제된 키틴 분말에 전자빔을 조사한 뒤 고압 균질화 처리를 거쳐 물에 분산된 형태의 키틴 나노 결정체 현탁액을 제조했다. 현탁액은 건조를 통해 분말 형태로 제조되었고 간단한 기계적 처리 후 물에 완벽히 재분산됐다. 또한 중금속과 염료를 흡착하는 자립형 하이드로겔의 성격을 띄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친환경적인 동시에 높은 결정체 추출 수율을 나타내는 방법임을 입증했다.
이현호 통합과정생은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생산 수율이 높은 키틴 나노 결정체를 제조하는 새로운 기술로 의미가 있다”며 “자연유래 물질을 유해하지 않은 신개념 방법으로 환경보전 물질로 재탄생시키고 이를 상용화까지 할 수 있는 연구를 이어가 세계적 수준의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두 학생을 지도하며 올해 상반기 각각 우수한 성과를 창출한 신지훈 지도교수는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자연의 물질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는 연구는 앞으로 더욱 가치가 높다”며 “이 분야의 우수한 차세대 연구자로 성장하고 있는 제자들과 향후 더 높은 세계적 수준의 연구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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