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23일 "기울어진 사법의 신뢰와 재판의 권리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후보자 지명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자유와 권리에 봉사하고 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바람직한 법원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성찰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2일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로 이 후보자를 지명했다. 당시 이 후보자는 모친상으로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이날 김명수 대법원장과의 면담을 위해 대법원을 찾아 뒤늦게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아직까지 후보자에 불과하고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청문 과정과 인준동의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말씀드리는건 부적절하다"고 했다.
사법부의 신뢰 저하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과거 기고 글을 통해 밝혔듯이 재판의 공정과 중립성은 어느 나라나 사법제도의 기본이기 때문에 더 이상 말씀드릴 건 없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2021년 대전고법원장 취임사에서 김 대법원장을 겨냥해 "법원을 둘러싼 작금의 현실은 사법에 대한 신뢰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법원이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재판의 권위와 신뢰가 무너져 내려 뿌리부터 흔들리는 참담한 상황"이라며 비판했다. 지난해 12월 대전변회 기고문에서는 "최고법원이 정치적으로 부과된 당시의 지배적인 정서에 조응하면 법원 조직은 선동이나 폭주하는 여론의 압력에 굴복하게 되고 광기가 질주하더라도 제동을 걸지 못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과 친분에 대해 이 후보자는 "당시 서울대 법과가 160명 정도였고, 고시 공부하는 사람이 몇 사람 안 되기 때문에 그냥 아는 정도이지 직접적인 관계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윤 대통령은)친한 친구의 친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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