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대 국립박물관인 영국박물관(The British Museum)에서 1500점 이상의 유물이 도난당해 헐값에 거래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현재까지 영국박물관에서 수년간 1000~2000개의 소장품이 한 명에 의해 도난당했다고 보도했다. 도난당하 작품들의 가치는 수백만 파운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 역시 현재 영국박물관의 소장품 1500개 이상이 도난, 손상, 파괴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도난당한 소장품 중 일부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오픈 마켓인 이베이에서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2만5000~5만 파운드(약 4200만~8500만원)의 가치를 가지는 로마 시대 소장품들이 단돈 40파운드(약 6만8000원)로 이베이에 등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 측은 "우리는 경찰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으며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지원하고 있다"며 "이베이는 도난당한 재산의 판매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도 영국박물관에서는 기원전 15세기에서 서기 19세기 유물인 금 장신구와 보석, 준보석 등 소장품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부분 학술 및 연구 목적으로 창고에 보관됐던 소장품으로, 최근 대중에 공개된 적은 없었다.
영국박물관은 해당 도난 사건이 보도된 이후 직원 한 명을 해고했다고 발표했다. 텔레그래프지에 따르면 해고된 직원은 박물관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지중해 문화 담당 큐레이터였다.
해고된 직원이 절도 용의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현재 수사를 하고 있으며 체포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영국박물관은 2002년 2500년 된 그리스 조각상이 일반인에게 도난당한 뒤 보안을 강화해 왔다. 그러나 2년 후 중국 장신구가 사라졌고, 2011년에는 75만 파운드(약 12억8000만원) 상당의 까르띠에 다이아몬드 반지가 분실됐다.
박물관의 관리가 소홀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BBC에 따르면 한 미술상인 이타이 그라델 박사가 지난 2021년 영국박물관에서 도난당한 물품을 온라인에서 봤다고 신고했으나, 박물관 측은 "모든 물품에 대해 조사가 완료됐고 컬렉션은 보호되고 있다"고 답변한 것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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