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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할 아파트 같은데 신축이라고?…곳곳 하자에 입주 예정자들 '분노'

창문이 창틀에서 떨어진 모습(왼쪽)과 물이 고여있는 지하주차장.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다음 달 입주를 앞둔 새 아파트 곳곳에 곰팡이 자국이 있고 거울과 창틀이 깨져 있는 등 숱한 하자가 발생해 입주 예정자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요즘 신축 아파트 이 정도는 기본이죠? 구경하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작성한 입주 예정자 A씨는 지난 21일부터 3일간 진행한 아파트 사전점검을 갔다가 다수의 하자를 발견했다고 한다.

경남 사천의 이 아파트는 19개 동에 1295가구로 조성된 단지로 다음 달 입주를 앞두고 있다.

A씨는 "경남 사천에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이게 맞나 싶어서 글 올린다"며 "담당 공무원이 관리·감독을 안 하고 공사 관계자 말만 믿고 입주민을 양아치 취급하는데 민원을 제기해도 아무도 귀 기울여 주지 않아서 억울하다"고 분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는 여러 장의 사진을 올리고 "230㎜ 사이즈 신발이 들어가지 않는 신발장은 누굴 위해 만든 것인지 모르겠다"며 "사전점검에서 이 상태인데 도대체 이게 정상인가"라고 반문했다.

A씨가 올린 사진을 보면 벽지와 문틈, 천장에 곰팡이가 끼어 있거나 섀시가 깨지거나 갈라진 모습이 담겼다. 공용 욕실, 부부욕실 등에는 누수 흔적이 있고 창호가 창틀에서 빠져 거실로 추락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또 거울은 깨져 있고 창문이 창틀에서 빠진 곳도 있다. 신발장의 경우에는 240㎜ 사이즈의 신발이 다 들어가지 않아 걸쳐져 있는 모습이다. 게다가 지하 주차장에는 물이 흥건하게 고여 있다.



A씨는 “입주민이 만져서 섀시가 깨졌다는데, 그 섀시는 도대체 무엇으로 만들었다는 거냐"라면서 "눈에 뻔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 업체는 입주를 강행하려고 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창틀이 군데군데 깨져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는 섀시와 관련해 추가 제보를 하기도 했다. A씨에 따르면 당초 모델하우스에 활용된 창호는 KCC였는데 실제 시공된 건 다른 업체의 제품이다. 그는 “모델하우스의 창호 설명에 당초 없던 ‘ LG, KCC, 한화, *** 중 시공 됩니다’라는 내용이 추가됐다”며 “이는 등급이 낮은 섀시를 쓰고자 설명을 바꿔치기한 것이다. 실제로 시공된 *사의 창호는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쿠크다스 창호(잘 부숴진다는 뜻으로 보임)’로 불린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입주민은 문을 열다가 갑자기 문이 떨어져 밖으로 추락할 뻔한 사실도 전했다. 입주민 B씨로부터 받은 메시지에는 "사전점검 때도 전면 재시공 요구했다. 시청 가서 사진 보여주고 이야기하니 동·호수 기재하면서 현장 방문해서 시정 조치하겠다고 했다. 이후 지난 14일 들어가서 ‘설마 이건 해놨겠지’ 하고 무심코 문을 열었는데 남편이 (떨어질 뻔해) 비명을 질러 허리 잡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틈·벽지 등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씨는 "만약 체격이 왜소한 여성이 문을 잡고 있었다면 충분히 밖으로 추락 가능하다. 문이 떨어지는데 사람이 순간적으로 문을 잡지, 놓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전점검에서 이 상태인데 도대체 이게 정상이냐. 사용승인을 받고 입주민 중 누구 하나 죽어야 관심을 가져주겠나. 그때가 되면 하자 보수를 진행해주겠나"라며 따졌다.

입주예정자들은 지난달 21일부터 3일간 진행된 사전점검에서 하자를 다수 발견하고 입주민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며 사천시청에 사용승인을 반대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5일에는 사천시청 앞에서 사용승인 반대 집회도 가질 예정이다.

이 같은 A씨 글에 네티즌들은 "입주가 아니라 철거 중인 아파트 같다", "이게 신축 아파트라고 믿을 수 없다", "제 정신이면 입주허가 내주면 안 된다", "이래서 아파트는 무조건 후분양제로 가야한다"는 등 비판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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