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회를 맞은 부천국제만화축제가 경기 부천시 한국만화박물관 일대에서 다음달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 간 막을 올린다. 지난해 ‘윤석열차’로 인해 논란을 빚었던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전시도 차질 없이 열린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만화진흥원)이 주최하는 이번 축제는 11만 명 규모의 관객이 참가하는 국내 대표적인 만화 축제로 꼽힌다. 올해에는 ‘만화, 마음을 열다’를 주제로 개막식, 음악제, 마켓, 전시 등 국내외 만화계 관계자가 참여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4일 서울 종로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종철 만화진흥원 원장은 “높아진 위상 속에서 한국 만화가 앞으로 가야할 길에 대한 고민을 담아서 축제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만화, 마음을 열다’라는 축제 주제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회가 흉포해지고 있는데 어떻게 마음을 열고 소통하고 함께 할 것인가가 중요한 테마가 아닐까 한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14일 전야제에는 만화·웹툰 원작으로 하는 창작음악제 ‘싱잉 비코프(Singing BICOF)’가 열린다. 생성형 AI와 융복합 웹툰을 주제로 한 포럼과 ‘D.P’의 김보통, ‘정년이’의 나몬 작가가 참여하는 세미나도 진행된다. 글로벌 만화 네트워크에는 니콜라 피카토 프랑스 리옹만화축제 감독, 클라우디오 쿠르치오 이탈리아 나폴리 코믹콘 감독 등이 참여해 지속 가능한 글로벌 만화 네트워크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축제 기간 중에는 올해 부천만화대상 수상작을 모은 전시가 열린다. 올해 부천만화대상에서는 주식 투자에 중독된 친척를 둔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이하진의 ‘도박 중독자의 가족’이 대상을 받았다. 신인 작품상으로는 정해나의 ‘요나단의 목소리’가, 해외작품상으로는 상드린 르벨의 ‘침묵 공장’이 선정됐다.
지난해 ‘윤석열차’로 인해 논란을 빚었던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전시도 진행된다. ‘윤석열차’는 지난해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고등부 카툰 부문에서 금상을 받았다.
다만 올해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은 빠졌다. 신 원장은 “저희는 공공기관이고 정파적 성격이 없기 때문에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만화진흥원은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와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정치성·선정성·폭력성이 있는 작품이 공모 결격 사유라는 기존 전국학생만화공모전의 조항을 삭제했다. 신 원장은 “정치적인 작품을 배제한다는 것 자체가 사전검열의 소지가 있어 해당 조항을 수정 혹은 삭제하라는 권익위의 권고가 있었다”면서 “계속 공정하게, 만화의 가치를 상실하지 않는 차원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상작은 예년과 같이 만화박물관 2층에서 전시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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