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라고 하면 먼저 드는 생각이 ‘지상낙원’ 혹은 ‘야만’이에요. 이는 열대를 어떻게 경험했느냐에 따라 나뉘는 편견이죠. 열대도 우리처럼 사람이 사는 곳이고 그들만의 자연과 문화를 형성하고 있어요.”
‘지리학자의 열대 인문여행(아날로그)’ 저자인 이영민 이화여대 사범대학 사회과교육과 교수는 2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책 제목 그대로 지리학자가 설명해주는 열대지방에 관한 인문학적 여행 이야기다.
지리학자의 설명은 좀 다를까. 이 교수는 ‘지리학’이 △자연 △문화경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땅에 대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땅에 대한 연구”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앞선 ‘지리학자의 인문여행(2019)’에서 총론을 말한 바 있다. 이번에는 지역별 시리즈를 시작하는 셈이다. 첫 지역으로 열대를 꼽은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가장 멀고 낯설면서도 방송 등으로 친숙하고, 또 리조트 등으로 낭만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면서도 위험하고 불편한 곳이라는 인식이 있는 모순된 지역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책은 3개 부분으로 나뉜다. 열대의 독특한 자연환경이 이어 주요 6대 열대 지역 개관, 그리고 열대에서 사는 사람과 국제적인 교류 등이 전개된다. 이 교수는 “열대 지역의 사람들도 크게 다르지 않죠”라며 “그들도 자신의 삶터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해 분투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열대는 열대만의 생활방식이 있고 이는 ‘나쁜’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일 뿐이라는 이유에서다.
책은 저자가 열대 각지를 여행하면서 만난 보통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하고도 환상적인 자연환경은 여행이 주는 덤이다.
그는 “아쉽게도 16세기 이후 유럽인들을 통한 개발과 착취가 고착화 됐고 여전히 선진국 위주의 경제구조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가구를 위한 나무, 식용으로서의 팜유·커피를 포함해 각종 자원을 공급하면서도 제대로 된 댓가를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기후위기는 열대에 가장 큰 충격을 미치고 있다. 해수면 상승으로 열대지역이 더 침수되거나 파괴되고 있으며 열대의 개발, 즉 훼손이 기후변화를 가속화 하기도 한다. 책은 열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는 중점을 둔다. 이 교수는 “열대 특성상 풍토병에 대한 예방주사 등 다른 지역에 비해 더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