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를 받는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총재 정명석 씨 재판이 정씨 측의 법관 기피 신청으로 한 달 넘게 열리지 못하고 있다.
오늘(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씨 변호인이 지난달 17일 정씨의 준강간 등 혐의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나상훈 재판장에 대해 법관 기피신청을 하면서 재판 기일이 현재까지 '추정'으로 남아 있다.
법관 기피신청은 형사소송법상 법관이 불공정한 재판을 할 우려가 있을 때 검사 또는 피고인 측에서 그 법관을 직무집행에서 배제할 것을 신청하는 제도다.
법원은 "소송지휘권의 재량 범위 내에 있어 기피 사유가 없다"며 기각했으나 정씨 측이 다시 즉시항고장을 내면서 대전고법이 심리를 진행 중이다.
정씨 측은 법관 기피 신청 사유에 대해 "넷플릭스 방영 이후 재판부에 강한 예단이 형성돼 있고, 증인 신청과 녹음파일 복사 요청마저 거부당해 공정한 재판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JMS 피해자 모임은 이에 대해 재판을 고의로 지연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봤다.
그동안 재판 과정에서도 정씨 측이 증인을 너무 많이 신청하거나(22명), 그마저도 불출석해 공전을 되풀이해 왔기 때문이다.
또 정씨 측은 지난달 중순부터 매주 주말 보신각, 서울시청 등지에서 '여론재판에 억울하게 당했다'고 호소하며 집회를 열어 피해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등 개인정보를 노출하거나 피해자에 대해 '평소 대인관계에 문제가 많았다'고 주장하는 등 2차 가해를 행하고 있다.
정씨 측의 기피 사유를 두고 일각에서는 나상훈 재판장이 과거 정씨의 여신도 성폭행 사건 재판에서 허위 진술을 한 혐의(위증)로 기소된 여신도 A(24)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판사이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A씨는 정씨가 2001년 8월부터 2006년 4월까지 말레이시아 리조트, 홍콩 아파트, 중국 안산 숙소 등에서 A씨를 포함한 20대 여신도 5명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한 혐의(강간치상)로 재판받고 있던 2008년 6월 서울중앙지법 법정에서 "옷을 벗은 적도 없고, 정씨가 나는 물론 다른 신도들의 신체를 만지거나 간음한 사실이 없다"라며 위증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청주지법 영동지원에 근무했던 나상훈 판사는 A씨의 유죄를 인정,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바 있다.
앞서 정씨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 월명동 수련원 등에서 23차례에 걸쳐 홍콩 국적 여신도(29)를 추행하거나 성폭행하고 호주 국적 여신도(30)와 한국인 여신도를 성추행한 혐의(준강간 등)로 구속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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