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5일(현지 시간)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 문제를 다루기 위해 소집됐지만 중국·러시아의 엇박자로 성과 없이 끝났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미국 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최근 북한이 정찰위성 탑재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해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이 10월로 예고한 정찰위성 재발사 방침을 언급한 뒤 “이 같은 미사일 발사는 동아시아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가 북한의 위성 탑재 발사체를 ‘우주로켓’이 아닌 ‘미사일’로 규정한 것은 북한이 위성 발사를 핑계로 사실상 한미를 위협할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음을 환기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영국과 프랑스 등 대부분의 상임이사국을 포함해 일본과 알바니아 등 대다수 이사국들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 그러나 또 다른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 입장을 고수해 북한을 제재하는 결의안, 의장 성명과 같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바실리 네벤자 러시아 대사는 도리어 책임을 한미에 돌렸다. 특히 한미연합훈련, 미국 전략핵잠수함의 한반도 전개 등을 언급하며 “국제 평화와 안보의 진짜 위협 요인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라고 주장했다. 겅솽 중국 부대사 역시 한반도의 핵 위기를 미국 탓으로 돌렸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과 북한 대사도 이해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했다. 우리 측의 황준국 유엔 대사는 중국 및 러시아의 고위급 인사들이 7월 북한이 핵무력을 과시했던 열병식에 참석했던 점을 지적하고 유감을 나타냈다.
북한은 이번 안보리 소집 안건과 무관한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비판하며 논점 흐리기에 나섰다. 중국도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을 밝히며 북한을 거들었다. 이에 이시카네 기미히로 일본 대사는 “오늘 안보리 안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문제”라며 “과학적인 증거가 없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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