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많이 사용하고 또 우리 국민들이 외국을 드나드는 통로라는 이유로 공항에서는 쉬운 우리말 순화어로 바꿀 수 있는 데도 불구하고 국적 불명인 외국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항공사들이 우등 고객을 위해 쉼터로 운영하는 ‘스카이 라운지(sky lounge)’가 대표적이다. 이 용어는 일본식 영어라고 이미 지적된 바 있다. 그럴 듯한 영어 같아서 그런지 공항에서는 영어 표기나 아예 한글 표기 형태로 사용하고 있다. 앞서 국립국어원은 이의 쉬운 우리말 순화어로 ‘하늘 쉼터’를 제시한 바 있다.
인천국제공항이 세계 공항들을 연결하는 허브 공항이 됐다는 표현도 즐겨 사용된다. 허브가 중심축을 의미하는데 허브 공항의 순화어로는 ‘중심축 공항’이 있다. 또 해외여행을 하면서 이런 중심축 공항에 잠깐 머물렀다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우로 ‘스톱 오버’라는 표현도 있다. 역시 순화어로 ‘경유지 체류’가 제시됐는데 이것이 일반 이해를 위해서는 더 나은 표현인 듯하다.
요즘은 공항 창구에서 대면으로 수속하기보다 비대면인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특히 부칠 짐이 없는 경우는 키오스크가 편리하다. 키오스크는 ‘무인 안내기’ 또는 ‘무인 단말기’가 제시돼 있다.
짐을 들고 다녀야 하는 공항에서는 ‘수하물(手荷物)’이 들어간 표현이 쓰이고 있다. 수하물은 전형적인 일본식 한자로 ‘손으로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짐’을 일컫는 말이다. 쉬운 우리말로 그냥 ‘짐’이라고 이야기하면 편리하다.
한편 최근 무인기(드론) 활성화와 함께 근거리 비행 수단(플라잉 모빌리티)이 주목을 받으면서 관련 외래어들도 종종 사용되고 있다. 무인기의 이착륙에 사용되는 공항으로 ‘버티 포트’라는 용어까지 나왔다. 이는 수직으로 비행할 수 있다는 뜻의 ‘버티컬 플라이트(vertical flight)’와 항구라는 뜻의 영단어 ‘포트(port)’가 합쳐진 단어다. 국립국어원은 ‘수직 이착륙장’이라는 순화어를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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