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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흉기 난동 사전 차단… '현실판 마이너리티 리포트' 나왔다

경찰 국내외 대표 사건 사례 분석

'이상동기범죄 대응보고서' 마련

예방시간대·우려인물 판별기준 등

구체 기준 세워 관내 경찰서 배포

관할지·치안 활동 등 재점검 나서

양손에 흉기를 든 남성이 경찰과 대치 끝에 제압당한 26일 저녁 사건 현장인 서울 은평구 갈현동의 한 주택가가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신림역·분당 서현역에 이어 주말 저녁 서울 은평구 주택가 한복판에서 흉기 난동사건이 재차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국내외 이상동기 범죄자들의 행동 패턴, 성향 등을 분석한 보고서를 최근 제작해 일선 경찰서에 배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상동기 범죄자들을 조기에 발견해 적극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이상 동기 범죄자가 사전에 본인의 공격성을 드러내지 않아 행동과학적 사전 탐지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검문검색 등 경찰의 현장 대응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는 프로파일링을 거쳐 ‘이상동기범죄 분석 및 대응방안 보고서(이상동기범죄 분석 보고서)’를 제작해 지난 14일 서울 관내 경찰서에 배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내용은 △장소별 밀집조건을 고려한 예방시간대 선정 △위해우려자 탐지 및 판별 기준 △혐오 분위기 차단을 위한 환경적 요인 개선 △체계적인 피의자 특성 평가를 위한 프로파일링 활용 등이다. 경찰은 행동과학적 접근 방식을 통해 현장 대응을 위한 구체적이고 세민한 기준의 대응방안을 이상동기범죄 분석 보고서에 담았다.



경찰이 현실판 한국형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작성·배포한 건 최근 시민의 왕래가 많은 공공장소나 주택가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묻지마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 범죄에 적극 대응하고자, 이상동기 범죄자를 선제적으로 포착할 수 있는 현장 능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실제 전날 오후 7시 26분께 서울 은평구 갈현동 구산역 인근 주택가 빌라 주차장에서 양손에 흉기 2자루를 든 30대 남성 A씨가 경찰과 3시간 가까이 대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같은 날 오후 10시 5분께 경찰특공대에 제압됐다. 다행히 A씨의 소동으로 다친 사람은 없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가방에 흉기 6자루를 더 소지하고 있었다. 범행 장소는 시민의 왕래가 빈번한 지하철 6호선 구산역에서 도보로 8분 정도 떨어진 주택가였다. A씨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되며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주말 저녁 주택가에서 벌어진 흉기 소지범과의 대치로 경찰특공대까지 투입되면서 일대 주민과 행인이 불안에 떨었다. A씨는 경찰에 “10년 전 요리사로 일하면서 소지하고 있던 칼을 낚시 갈 때 쓰려고 차량에 싣고 있었다”면서 “혼자서 술을 마셨고 자해할 생각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7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양손에 흉기를 든 남성이 경찰과 대치 끝에 제압당한 26일 저녁 사건 현장인 서울 은평구 갈현동의 한 주택가가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묻지마 범죄는 물론 살인 예고글까지 쏟아지자, 경찰이 ‘현장 맞춤형’ 선제 대응 조치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국에 따르면 지난 7일 187건이었던 살인 예고글은 일주인 만인 354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17일에는 393건으로 또 25일에는 469건으로 느는 등 급증하는 추세다. 경찰은 연이은 이상동기범죄 예방을 위해 불심검문 강화에 나서고 있으나, 그동안 ‘죄를 범할 우려가 상당한 자’를 판단하는 기준이 현장 경찰관의 주관적 해석에 의존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계속된 바 있다.

김상훈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은 “프로파일러들이 국내외 대표적인 사건사례를 분석해 일선 경찰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사점과 유의점 등을 분석했다”며 “분석 내용을 토대로 일선 경찰서의 관할 지역을 재분석하고 지역치안활동을 재점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우인 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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