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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망증으로 병원갔더니 뇌 속에 '8㎝ 회충'…"꿈틀꿈틀"

사람 머리 속에 '8㎝ 기생충'. 연합뉴스




알 수 없는 통증과 건망증, 우울증으로 고통받던 여성의 뇌 속에서 8㎝ 크기의 벌레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출신의 이 여성은 3주간 복통, 설사, 발열, 식은땀, 마른기침 등의 증상을 호소하다 2021년 1월 지역 병원에 입원했다.

1년이 지난 2022년 이 여성은 건망증과 우울증 증세도 보이기 시작했다. 캔버라 병원은 자기공명영상장치(MRI) 검사를 진행한 결과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냈다.

여성의 수술을 집도한 신경외과의 하리 프리야 반디는 수술 도중 충격적인 장면을 접했다. 환자의 뇌에서 8㎝ 길이의 기생충을 꺼냈을 뿐만 아니라 그 벌레가 살아서 꿈틀대고 있었던 것이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는 이 기생충을 '오피다스카리스 로베르시'라는 회충으로 확인했다. 이 회충은 주로 비단뱀(python) 체내에서 발견되며, 사람 몸에서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해당 여성은 비단뱀이 주로 서식하는 호수 인근에 거주하는데, 자연 속에서 풀을 채집해 요리에 쓰곤 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회충이 비단뱀의 배설물을 통해 풀에 묻었고, 여성이 이를 직간접적으로 섭취하면서 감염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호주국립대 전염병 전문가 산자야 세나나야케는 또 다른 유충이 여성의 간 등 다른 기관에 침투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가 치료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례는 동물과 사람의 서식지 교차가 이어지는 가운데 동물에게서 감염되는 질병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세나나야케는 짚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새로 확인되는 전염병의 4분의 3은 동물원성 인수감염으로, 코로나19가 대표적이다.

세나나야케는 "오피다스카리스는 사람 사이에서는 전염되지 않는다"며 "다만 뱀과 기생충은 어디든 있는 만큼 수년 내 다른 나라에서 사례가 확인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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