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아프리카 국가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50여 개국을 초청한 가운데 안보회의를 개최한다. 미국과의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아프리카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시진핑(사진) 중국 국가주석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방부는 제3회 중국·아프리카 평화안보포럼에 아프리카연합과 대부분의 회원국 보안 관계자들을 초대했다. 이 포럼은 갈등을 관리하고 세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중국의 정책 원칙을 제시하는 시 주석의 글로벌안보구상(GSI)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중국은 포럼에 참여한 아프리카 국가들과 평화 유지, 대테러, 불법 복제 방지, 인도주의적 지원 및 군사 교육 문제 등을 논의한다. 그동안 중국은 자국 군대가 지역 분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자제해왔다. 장피에르 세바스찬 홍콩침례대 교수는 “중국이 말리와 남수단에 전투 병력을 포함해 주요 평화유지군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아프리카에서 먼저 GSI를 시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로 아프리카 국가들과 협력 관계를 맺으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 유럽 선진국이 식민 지배한 지역이지만 2000년대 들어 중국이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경제 지원을 하며 무역 분야를 독점하다시피 해왔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광물 자원까지 쓸어가며 세력을 키우고 있다.
중국은 2018년부터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벌어지자 아프리카 국가들과 경제 협력을 강화했다. 2018년 9월 베이징에서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를 개최하며 아프리카 54개국 중 53개국 정상을 초청했다. 일대일로 협약을 체결한 국가도 37개국이나 된다.
아프리카에는 부패하거나 독재 정권이 들어선 국가가 많아 미국 등 서방은 인권 문제를 거론하며 제재하기도 하지만 중국은 유연한 태도로 접근하고 있다. 다자주의를 내걸고 아프리카 국가들과 결속을 다지고 이들을 서방에 맞설 우호 세력으로 이용하는 셈이다.
중국은 아프리카 안보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현지 중국 기업과 근로자들이 반군에 납치·살해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에서 진행 중인 아프리카와의 안보 협력은 미국의 아프리카 주둔을 막는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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