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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폐암약 '렉라자' 건보 첫 관문 통과…'年 6000억' 시장 곧 열린다

30일 심평원 암질환심의위원회 상정

식약처 확대 승인 2개월만에 성과

유한양행의 렉라자 제품 사진. 사진 제공=유한양행




국내 31번째 개발 신약 ‘렉라자’가 폐암 1차치료에 대한 국민건강보험 급여 첫 관문을 넘었다.

3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렉라자는 이날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21(L858R) 치환 변이가 확인된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급여 기준을 설정 받았다. 식약처에서 지난 6월 30일 1차 치료제로 확대 승인을 받았음을 고려할 때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급여 첫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렉라자와 기전이 동일한 타그리소는 2018년 12월 1차치료제로 적응증이 확대된 뒤 올 3월 암질심을 통과하기까지 약 5년이 걸렸다.

렉라자는 3세대 EGFR 티로신키나아제억제제(TKI)로 ‘이레사, 타쎄바’ 등 1세대 약물과 달리 뇌혈관장벽 투과성이 높아 뇌전이가 일어난 환자에게도 항암효과가 뛰어나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은 EGFR 돌연변이 환자가 40~55%에 달해 건보 적용 요구가 높았다. 현재 국내에서 처방 가능한 3세대 약물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와 '렉라자' 2종 뿐인데, 두가지 약 모두 첫 번째 약물에 실패한 뒤 2차치료제로 쓸 때만 건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들 약제를 비급여로 처방 받을 경우 1년 약값만 7000만 원이 넘는다.



유한양행(000100)은 렉라자의 1차치료제 확대 승인 직후 “급여 처방이 가능한 시점까지 지원 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고 무상으로 약제를 제공하는 동정적사용프로그램(EAP)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부산에서 무상공급 1호 환자가 나왔고 이후 무상공급 처방이 이어지고 있다. 급여 적용을 받으려면 앞으로도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와 건강보험공단과 제약사간 약가협상,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등의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

이로써 렉라자는 5년 전 1차치료제 적응증을 획득한 타그리소와 동일 선상에서 급여 처방 시장 진입을 노리게 됐다. 업계에서는 두 약이 급여권에 진입할 경우 국내 폐암 일차치료제 시장 규모가 3000억~6000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렉라자의 올 상반기 매출은 103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9.5% 증가했다. 2021년 1월 폐암 2차치료제로 허가를 받고 같은 해 7월 건강보험 급여목록에 등재되며 본격적으로 처방 시장에 진입한 이후 빠르게 매출 규모를 키워나가는 추세다. 1차치료제로 급여 처방 길이 열리면 시장 침투 속도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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