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 쟁점 현안을 다루는 국회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정부 측과 야권이 충돌했다. 서로 간에 ‘막말’을 지적하며 고성이 뒤섞인 실랑이가 벌어지는가 하면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가 소환되기도 했다.
이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 정책 질의에서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과 광주시가 추진하는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사업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를 겨냥해 “자유민주주의가 우월한 체제로 인정받는 것은 다양한 가치를 인정하고 다양성을 존중하기 때문”이라며 “독립군은 독립군으로 기리고 음악가는 음악가로 기리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홍범도 장군 흉상을 이전하고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에 제동을 건 것을 싸잡아 지적한 것이다. 진 의원은 “그것을 포기하면 전체주의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한 총리는 “이런 경우에 그분의 흉상이 있는 장소가 과연 그 장소의 정체성과 육사라는 생도 교육, 우리의 주적과 전쟁을 해야 하는 임무를 교육받는 그러한 장소에 적절하느냐는 것에 의문을 가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입’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원 장관이 24일 보수 성향의 포럼 강연에서 “정권 교체 강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발언한 내용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문제 삼았다. 민주당 국토위 간사인 최인호 의원은 원 장관을 겨냥해 “정상적 장관이 아닌, 유세장에 나온 정치인의 모습”이라며 사과를 요구했고 같은 당의 이소영 의원은 “국무위원이냐, 아니면 국민의힘 총선 선대본부장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의 공세에도 원 장관은 “(사과 요구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저보다 훨씬 세고 직접적으로 선거 압승을 호소했던 노 전 대통령의 탄핵도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된 바 있다”며 “이것으로 대답을 갈음하겠다”고 반박했다. 노 전 대통령의 탄핵 사례에 빗대 자신의 발언을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행위로 볼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원 장관은 “당시 발언은 국토부 장관으로서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국민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쳐 국정동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라며 “선거에 직접 개입하거나 관여하겠다는 내용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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