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C 제조업체 델 테크놀로지의 주가가 하루 새 20% 이상 급등했다. 5년 만에 최대 폭이다. 1년 전보다 두 자릿수의 매출이 감소했지만 대대적인 인력 감축의 효과로 순이익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델 주가는 전날보다 21.25% 솟아오른 68.19달러(8만9942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에는 7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2018년 12월 재상장한 지 약 5년 만에 하루 최대 상승 폭이다. 델은 1988년 최초 상장했다가 2013년 10월 비공개 기업으로 전환한 바 있다.
이날 급등은 전날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 발표에 따른 것이다. 델은 지난 2분기 229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3% 줄어든 수치다. 그러나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 209억 달러를 약 10% 웃돌았다.
아울러 매출 감소에도 주당 순이익은 1.74달러를 기록하며 오히려 작년 2분기의 1.68달러보다 많았다. 시장 예상치 1.14달러보다도 50% 이상 늘었다.
순이익이 늘어난 것은 비용 절감 효과 덕분이다. 델은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PC 수요가 감소하면서 올해 초 전체 인력의 5%에 해당하는 6650명을 감축한 바 있다.
델은 이와 함께 올해 매출 전망치를 작년 대비 12%가량 줄어든 895억 달러∼915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델은 당초 올해 매출이 15%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모건스탠리가 이날 델에 대해 "초기 인공지능(AI) 승자로 부상하고 있다"며 기존의 애플 대신 델을 최고의 IT 하드웨어 종목으로 꼽는 등 긍정적 평가를 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보고서는 점점 더 많은 기업이 AI 하드웨어 시장에 투자를 집중함에 따라 델이 AI 서버에 대한 수요 급증의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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