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로즈 백화점의 전 소유주였던 억만장자 사업가 모하메드 알파예드가 94세로 별세했다. 그는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빈과 함께 교통사고로 숨진 도디 알 파예드의 아버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1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알파예드의 가족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달 30일 알파예드가 "노령으로 평온히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1929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난 알파예드는 거리에서 탄산음료를 판매하는 것을 시작으로 영국 유명 백화점 해로즈의 소유주가 된 입지전적 사업가다. 그는 첫 부인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 작가 사미라 카슈끄지의 오빠이자 백만장자 무기 상인 아드난 카슈끄지에게 고용돼 수입 사업을 한 것을 계기로 무역업에 진출했다.
1966년에는 세계 최대 거부 중 한 명인 브루나이 술탄의 고문으로 위촉됐고, 1974년 영국으로 건너간 후 파리 리츠 호텔과 해로즈 백화점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일약 유럽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알파예드는 한때 프리미어리그 풀햄 풋볼클럽(FC) 구단주를 맡았으며 1987년에는 알파예드 자선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그는 생전 두 차례 영국 시민권 취득을 시도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리고 1997년 8월 31일 다이애나비와 연인 관계였던 아들 도디 알파예드가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다이애나비와 함께 사망한 뒤로는 영국 왕실과 공개적으로 반목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이애나비는 1996년 당시 왕세자였던 찰스 3세 국왕과 이혼한 후 도디 알파예드와 교제했고 함께 파리 알마 터널에서 파파라치를 피하려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해 목숨을 잃었다.
BBC는 "알파예드는 이 사고로 인한 충격에서 회복되지 못한 채 (아들의) 죽음을 둘러싼 추측에 집착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운전사의 과속과 음주 운전이 사고 원인이라는 프랑스 경찰 조사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한 채 영국 왕실이 다이애나비와 아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배후라고 주장하며 여러 차례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2008년 다이애나비의 사인 규명을 위해 6개월에 걸쳐 세계 각국에서 250여명에 이르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청취한 영국 법원 배심원단은 운전사와 파파라치들의 부주의한 운전으로 인한 사고라고 결론지었다.
알파예드는 2010년 해로즈를 카타르 국부펀드에 15억 파운드(약 2조5000억원)에 매각했으며, 이후로는 런던 근교 서리 주의 저택에서 대중의 눈길에서 벗어난 채 말년을 보내왔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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