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새 얼굴이 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트로피를 들었다. 언제 누구한테서 우승이 터질지 모르는 태국의 상황은 새 얼굴에 목 마른 한국과 대조적이다.
태국의 10대 루키 짜네띠 완나샌(19)이 포틀랜드 클래식(총상금 150만 달러) 정상에 올랐다. 완나샌은 4일(한국 시간) 미국 오리건주 컬럼비아 에지워터CC(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7개를 묶어 9언더파 63타를 쳤다. 1타 차 2위로 출발해 합계 26언더파 262타로 대회 최소타 신기록을 쓴 완나샌은 2위 린시위(중국)를 4타 차로 따돌리고 데뷔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9개 대회 연속 컷 탈락에 허덕이던 완나샌은 애초 이 대회 출전 자격도 없었다. 월요 예선을 거쳐 어렵게 출전권을 따더니 우승 신화까지 썼다. 월요 예선 통과자의 LPGA 투어 대회 우승은 역대 세 번째다. 우승 상금은 22만 5000달러(약 3억 원).
태국 골프는 2016·2018년 올해의 선수 에리야 쭈타누깐을 시작으로 사라지지 않는 태풍(泰風)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 메이저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자 패티 타와타나낏과 지난해 2승의 아타야 티띠꾼이 바통을 이어받았고 올해는 여자골프 국가대항전인 인터내셔널 크라운마저 제패했다.
완나샌은 올 5월 뱅크 오브 호프 매치플레이 우승자 파자리 아난나루깐에 이어 올 시즌 태국 군단에 2승째를 안겼다. 태국 국적은 아니지만 올해만 3승을 쓸어 담은 셀린 부티에(프랑스)도 태국계다.
완나샌은 태국의 일곱 번째 LPGA 투어 우승자다. 신예 나타끄리타 웡타위랍, 자라비 분찬트 등이 부지런히 상위권을 노크하며 태국의 여덟 번째 우승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쭈타누깐과 티띠꾼(이상 18언더파 공동 7위)까지 태국 선수 3명이 톱 10에 들었다.
올 시즌 고진영이 혼자 2승을 챙긴 한국은 14개 대회째 우승 가뭄을 씻지 못했다. 신인 장효준이 한국 선수 중 최고 성적(17언더파 공동 10위)을 낸 게 그나마 위안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