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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재정적자 2조달러까지 급증 전망… 1년새 2배↑ "강한 경제에 괴이한 상황"

경제성장 추세에도 재정적자 증가해

그럼에도 인플레 줄어 상당히 이례적

영향 두고도 전문가 사이 의견 갈려

미국 워싱턴DC 재무부 청사. AP연합뉴스




미국 2023회계연도(2022년 10월~2023년 9월) 재정적자 규모가 늘어나면서 2조 달러(약 2642조 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제2차 세계대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같은 위기에나 나온 규모다.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1%로 나올 만큼 성장 추세가 견고하고 실업률도 낮은 현 미국 경제와 괴리가 적지 않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다만 이 같은 재정적자에도 인플레이션은 하락했고, 그 원인이 감세나 재정지출 확대가 아닌 세수 감소라는 점을 살피면 단기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3일(현지 시간) 비영리단체 ‘책임 있는 연방 예산위원회(CRFB)’에 따르면 미국 재정적자가 직전 회계연도의 1조달러에서 이같이 늘 것으로 전망됐다고 보도했다. CRFB의 전망치는 학자금 대출 탕감정책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로, 전망치는 더 늘 수 있다.

미 연방정부 재정적자는 팬데믹 당시 대규모로 재정지출을 동원했던 2020·2021회계연도 당시 각각 3조1000억달러, 2조8000억달러까지 늘어난 바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도 7월까지 10개월간 미국의 재정적자가 전년동기대비 120%나 증가한 1조6000억 달러(약 2108조원)를 기록했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재정적자를 두고 “올해 미 연방정부 예산에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성장률이 높고 실업률은 낮은 이른바 ‘강한 경제’ 상황에서는 세수가 늘고 부양책을 쓸 필요성은 줄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재정적자가 감소한다. 하지만 미국 연방정부 상황은 이를 정면으로 거스르기 때문에 미국 내 재정 분야 전문가들도 당혹해한다고 WP는 전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한 전광판에 지수들이 표시돼 있다. AF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했던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유사한 전례가 없다. 1년 적자분으로는 너무 큰 만큼 뭔가 괴이한 일이 진행 중이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맨해튼정책연구소의 브라이언 리들 선임연구원은 “재정적자가 2030년대 초까지 3조 달러대에 진입 가능한 구도”라며 “경제성장 추세를 앞지르는 부채 증가는 연방 부채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정적자가 늘면서도 인플레는 감소했다. 이는 재정적자 원인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는데, 양도소득세 수입이 감소한 반면 금리 상승으로 차입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부채에 대한 정부 지출이 늘었다. WSJ는 “이러한 요소는 단기적으로 경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루이스 셰이너 브루킹스연구소 재정 및 통화정책 센터장은 “현재 재정적자를 늘리는 요소는 국내총생산(GDP)으로 들어가지 않아 정부가 많은 부양책을 하는 것과는 다르다”며 “오직 회계적 관점에서만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문가들도 어느 정도 재정적자가 미국 경제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지를 두고 의견이 갈린 상태라고 WP는 전했다. 강달러 추세에서는 부채에 대한 이자 부담이 늘어도 국채를 추가로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보는 이들도 있지만, 미국의 장기적인 재정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재정적자가 크다는 인식 때문에 향후 경기 둔화기에 미국 정부가 실제 능력보다 재정지출 결정을 어려워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고 WP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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