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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야 팔린다"…천원숍보다 '10만원 레깅스' 선택하는 美 소비자들, 왜?

사진=룰루레몬 홈페이지 캡처




미국에서 고가 운동복을 판매하는 회사 룰루레몬이 호실적을 낸 반면, '미국판 천원숍'으로 불리는 저가 할인점 달러 제너럴(Dollar General)의 실적은 하락세를 보여 계층 간 소비 격차가 커지는 양상이라고 CNN 방송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룰루레몬은 지난 2분기 순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18% 늘었고, 매출총이익은 23% 증가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캘빈 맥도날드 룰루레몬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기존 고객은 여전히 지갑을 열어 돈을 쓰고 있고, 신규 고객도 계속 유입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수익 전망치를 높였다.

한국에서도 인기를 끄는 브랜드인 룰루레몬은 개당 10만원이 훌쩍 넘는 레깅스와 요가복 등을 만들어 파는 회사다.

반면 같은 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달러 제너럴은 시장의 예상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놨고, 하반기 매출과 이익 전망치도 전보다 더 낮췄다.

달러 제너럴은 1천원대 저가 제품을 모아놓은 '1달러 딜' 코너를 비롯해 각종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할인점 체인이다. 미국과 멕시코에서 1만8천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달러 제너럴 측은 최근 소비자 지출이 줄어든 데다 도난 피해가 늘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제프 오언 달러 제너럴 CEO는 "핵심 고객들이 계속해서 재정적 압박을 느낀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시장분석업체 글로벌데이터의 닐 손더스는 "일시적이었던 팬데믹(코로나19) 지원금 혜택이 사라지면서 저소득층의 상황이 악화했다"며 "저소득층 소비자들은 돈을 아끼기 위해 필수적이지 않은 품목의 구매를 줄이고 있다"고 CNN에 설명했다.

달러 제너럴과 비슷한 할인점 체인 업체인 '달러 트리' 역시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고객들이 몇 년간의 지출 확대 이후 쇼핑 패턴을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웰스파고의 경제 전문가 섀넌 시리는 미국의 저소득 가구가 경제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저소득 가구는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많이 받아왔다"며 "식료품과 에너지 같은 것들이 그들의 가계 예산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물가 지표로 쓰이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노동 시장이 강하게 유지되고 있어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도 소비 경기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회사 오펜하이머의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나겔은 "대체로 소비자 지출은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바닥이 무너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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