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분야 ‘일타 강사’로 손꼽히는 전한길(53·사진)씨가 최근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이전한 것에 대해 "정치적인 분쟁"이라며 말을 아끼자 일부 네티즌들의 비판을 받았다. 전씨가 앞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불공정하다"고 날을 세운 것과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31일 한 학생은 전씨의 팬카페에 "한길쌤(전씨의 별명)은 현재 큰 논란이 되고 있는 홍범도 장군 이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이 올라왔다.
이 학생은 "저희는 선생님께 배울 때 1920년 국외 독립운동에 큰 업적을 세우신 분이라고 들었는데 현재 논의되는 문제들이 상당히 당황스럽다"며 "역사전문가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이에 전씨는 "홍범도 장군에 대한 역사적인 내용에 대해서 우리는 팩트만 공부하면 된다"며 "그 평가에 대한 것은 여당과 야당, 그리고 국방부와 광복회 등이 각자 비중을 두고 싶은 것에 초점을 맞춰서 정치적인 잣대로 각자 주장만 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이렇게 정치화된 것은 사실문제가 아니라 가치문제"라며 "우리 카페 기준 정치와 종교 등 개인마다 다른 것은 (이야기를) 금기시하고 있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그러자 일부 학생은 전씨가 홍범도 장군에 대한 논쟁을 정쟁으로 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의에서 선생님의 홍범도 장군에 대한 역사적 사실뿐만 아니라 역사적 가치평가를 들은 것으로 기억한다. 이게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게 아니고 그 평가가 너무나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유해를 운구해왔을 때도 너무 기뻤다”며 “하지만 작금의 상황을 선생님께서는 여야가 정쟁하고 있는, 여야가 서로 아주 적절한 근거를 가지고 논쟁하고 있는, 요즘 여당에서 유행시키는 정쟁이라는 틀로 가두고 피해버리시는 거 아니냐. 그렇게 느껴져서 안타깝다”고 짚었다. 또 다른 학생은 "이게 정쟁의 문제냐. 실망했다"고 직격했다.
‘홍범도 논란’에 대한 전씨와 학생들의 논쟁은 이후 온라인상으로 확산되며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을 불렀다. 일부 네티즌들은 “정치 성향을 떠나서 역사적 사실 왜곡마저 정치적 갈등이라고 외면하는 반응은 너무나 비겁하고 양심 없다”, “팩트만 말하면 되는데 역사 강사가 그것도 말 못하면 무능한 거 아니냐”, “평소에 욕도 하고 ‘사이다(언행이 거침 없음)’인척 하더니” 등 전씨를 몰아세웠다.
특히 전씨가 전임 정부 당시 자신의 팬카페와 유튜브에 남긴 정치적인 발언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전씨는 2020년 강의 도중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사태를 언급하며 "XX, 대통령이 공항에 가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했다. 옛날로 치면 임금이 하는 짓이다. 말이 되냐 이게"라고 열을 올렸다.
전씨는 2021년 박성민 전 청와대 청년비서관 임명에 대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무슨 큰 시험에 통과되고 얼마나 큰 성과를 이뤄냈기에 저 나이에 저 위치에 오를 수 있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현실 정치에 개입하는 발언을 했다.
이를 놓고 네티즌들은 "수험생들한테 매일 일침 날리더니 이젠 본인이 일침을 당했다", "홍범도 장군 논쟁이 어떻게 정치적 갈등이 될 수 있나", "한국사를 공부한 사람이 2찍(대선 때 2번을 찍었다는 뜻)이 될 수 있나"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씨는 메가공무원에서 한국사를 가르치고 있다. 각종 공무원 시험 및 한국사검정능력시험 일타 강사로 통한다. 그는 지난달 jtbc 예능 프로그램 ‘짠당포’에 출연해 "올해 낸 종합소득세가 15억원, 국민건강보험료는 5200만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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