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와 경제·기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5일 출국했다. 지난달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안보 협력을 다진 뒤 처음으로 중국과 다자외교에서도 얼굴을 마주할 예정이다. 다음 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설 동북아 신체제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도착해 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안을 재가한 뒤 현지 일정에 돌입했다. 5박 7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와 인도에서 각각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윤 대통령은 최소 14건의 정상회담, 소다자회의를 통해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외교 지평을 확대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자카르타에서의 동포 만찬 간담회를 시작으로 한·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다. 또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각국 정상과의 회담도 진행할 예정이다. G20 세션이 열리는 인도에서는 현지 진출 기업인들과의 간담회도 가진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이 윤석열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 구상을 실현해나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중국과도 다자회의에서 여러 차례 마주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을 대신해 리창 총리가 참석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리 총리와의 소통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또 아세안 주요 국가 정상들에게 “북핵이 아세안 국가에도 위협”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김 위원장은 다음 주께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0~13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에 참석하는 것을 계기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대전차를 제공하고 인공위성, 핵추진잠수함(SSN) 등 핵 개발 기술이전과 식량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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