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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재’ 中 화웨이, 사우디에 데이터센터 개소

화웨이 역외 7번째 데이터센터

사우디로 중동본부 이전 계획도


미국의 제재에 시달리는 중국 통신 기업 화웨이가 사우디아라비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 대형 데이터센터를 여는 한편 중동 본부를 리야드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현지 중소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에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화웨이의 사우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개소식. EPA연합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4일(현지 시간) 리야드에 중동 첫 데이터센터를 열었다고 밝혔다. 화웨이의 중국 역외 클라우드 리전(데이터센터 묶음) 설립은 싱가포르·태국·남아프리공화국·멕시코·브라질·칠레에 이어 7번째다. 화웨이는 이날 아랍어를 지원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판구 AI’도 선보였다. 스티븐 이 화웨이 중동·중앙아시아 대표는 “중동 기업의 성장을 가속화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사우디는 물론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 전체에 걸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2030년까지 석유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탈피하겠다는 사우디의 ‘비전 2030’ 디지털 분야 파트너로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서방에 통신장비 공급이 막히자 중동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화웨이는 올 3월 사우디 중소기업청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중소기업·스타트업 성장 지원에도 나섰다. 4월에는 중동 본사를 사우디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5세대 이동통신(5G)에서 한 발 더 나아간 ‘5.5G’ 통신장비도 현지에 공급할 계획이다. 사우디의 디지털 인프라 전반에 깊숙하게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개소식에서도 양측은 끈끈한 관계를 자랑했다. 에릭 양 화웨이 사우디 대표는 “화웨이는 사우디와 지난 20년간 함께해왔다”며 “디지털 분야에서 사우디 비전 2030 실현을 위해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사우디 통신정보기술부(MCIT) 차관도 참석해 “화웨이는 사우디 기술 발전의 자랑스러운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사우디는 최근 중국과 깊은 관계를 맺으며 미국에 의뭉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우디를 찾아 500억 달러(약 66조 원) 규모의 투자 협정에 서명하기도 했다. 이번 화웨이의 데이터센터 개소 또한 중국과 사우디의 국가 차원에서 이뤄진 협력이다. SCMP는 “통신장비 외의 수익 다변화를 추진하는 화웨이의 사우디 공략이 서방에 지정학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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