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몸통 의혹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는 가짜 뉴스로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고 시도했던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는 2021년 9월 신학림 전 언론노동조합 위원장과 만나 당시 유력 대선 주자였던 윤석열 후보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 수사 때 대출 브로커 조우형에게 커피를 타주는 등 수사를 무마했다는 내용의 허위 인터뷰를 했다. 신 전 위원장이 대선 투표일 사흘 전인 2022년 3월 6일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를 통해 인터뷰 녹취 파일을 공개한 것은 파장 극대화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신 전 위원장이 당시 김 씨로부터 1억 6500만 원을 받은 데 대해 “책 세 권 값으로 받았다”고 해명했으나 검찰은 가짜 뉴스 유포의 대가로 보고 있다. 김 씨는 당시 조 씨에게 “아주 엉뚱한 방향으로 사건을 끌고 갈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사실이 아니었다고 하면 되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은 김 씨의 인터뷰 이후 “구속될 사람은 이재명이 아니라 윤 후보”라며 반격에 나섰다. 여기에 일부 종합편성채널과 공영방송까지 가세해 조작된 인터뷰로 여론을 호도했다. 몸통 의혹을 받던 이 후보는 지난해 2월 대선 TV 토론에서 허위 사실을 토대로 윤 후보에게 “왜 커피를 타줬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은 수사를 엉뚱한 방향으로 끌고 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주범으로 구속했다. 대통령실이 5일 성명을 통해 “대장동 사건 실체를 둔갑시키기 위한 정치 공작의 추악한 몰골이 드러난 것”이라면서 ‘대선 공작 사건’으로 규정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번 사건은 문재인 정부의 드루킹 불법 댓글 조작 사건처럼 민심을 왜곡해 선거에 악용하려 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가짜 뉴스로 여론을 조작하고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것이 사실이라면 국기를 흔드는 중대 범죄다. 여러 세력이 가담한 정치 공작의 재발을 방지하고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의 공정성을 지켜야 한다. 그러려면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이번 사건의 배후와 공모자 등 전모를 낱낱이 규명하고 엄중히 처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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