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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지진탐지, 속도에 승부를 걸었다

유희동 기상청장

국가지진관측망 390개소로 늘려

탐지시간 2초이내로 앞당길 계획

정보체계 개선 신속히 경보 전달

다중시설 대응 시스템도 구축중





2017년 11월 15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두고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많은 시험장에 균열이 생겼고 여진이 이어지면서 수능이 연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지진은 전년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진원지가 얕아 약 850억 원의 재산 피해와 20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컸다.

두 차례의 지진 이후 지진 정보가 더 신속해져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이에 기상청은 신속한 지진 탐지를 위해 188개소였던 국가지진관측망을 390개소로 확대해 관측소 간 평균 이격 거리를 23㎞에서 16㎞로 단축했다. 올해부터는 지진의 위험성을 고려해 인구 밀집 지역과 원자력 이용 시설 지역, 주요 단층 지역을 중심으로 더욱 조밀한 집중 감시 체계를 구축해 지진 탐지 시간을 2초 이내로 앞당길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지진 분석 체계를 개선하고 지진 통보 결정 조건을 최적화하는 등 지진 정보 제공 체계를 개선하고 있으며 지진 탐지 후 5~10초 이내로 지진 조기 경보(규모 5.0 이상)와 신속 정보(규모 4.0 이상)를 제공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2015년 처음 지진 조기 경보 서비스를 시행했을 당시 50초 이내였던 지진 조기 경보 발표 시간의 경우 올해 강화 지진(1월 9일, 규모 3.7)은 9초, 동해 해역 지진(5월 15일, 규모 4.5)은 6초 만에 통보하는 등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지진 발생 때 직접 피해를 주는 S파가 도달하기 전에 약 5초의 시간이 주어지면 인명 피해가 약 80% 줄어들 수 있다.



그럼에도 지진 조기 경보는 최소 4개 이상의 지진 관측 자료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보니 발표 시간 단축에 한계가 있다. 이에 기상청은 원자력발전소, 도시 철도, 항만 등 국가 주요 시설에 빠르게 지진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지진 관측 후 3~5초 이내에 정보 제공이 가능한 현장 지진 경보 체계를 개발해 지난해 8월부터 시험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진앙 인근 국가 시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상청은 2017년부터 지진 발생 때 중앙행정 기관, 광역 지방자치단체, 재난 관리 책임 기관 등과 협업해 전국 17개 광역 지자체 등 65개 기관에 지진 정보를 통보와 동시에 전달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각 기관은 자체 홈페이지, 앱, 문자메시지, 버스 정보 안내 시스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진 정보를 국민에게 신속히 전달할 수 있게 된다. 학교는 수업 시간에 인터넷·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는 만큼 기상청·교육청·학교 간 직접 연계를 통한 지진 정보 자동 전달 체계를 구축해 지진 발생 때 교내 방송으로 자동 음성이 안내되는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기상청은 불특정 다수의 시민이 이용하는 터미널·백화점·공항 등 다중이용시설의 민방위 경보 단말장치에 지진 정보를 전달해 갑자기 발생하는 지진에 신속히 대응하는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기상청은 지진 재난문자, 기상청 홈페이지, 날씨알리미 앱, 유튜브, TV 자막, 인터넷 포털 사이트, 소셜미디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진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진 정보 수신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보 제공 매체 및 방식을 지속해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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