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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韓 미래 정체성, 주변국 아닌 초일류 네트워크 강대국"

‘글로벌 한국’ 첫번째 보고서 발간

“G2 중심 강대국 담론과 거리 둬야”

한국 중심 글로벌 물류·금융·무역망 강조

글로벌 R&D 센터 유치 강조

"해외 기술·자본·인재 자유롭게 들어와야”

연합뉴스




국내 최대 싱크탱크인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IFS)이 한국의 미래 정체성으로 ‘초일류 개방적 네트워크 강대국’을 제시했다. 폐쇄적 민족주의에 기반한 중국몽(夢)이나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한국에 위기이자 새로운 국가 발전 전략을 세울 기회라는 분석이다.

IFS는 7일 ‘글로벌 한국’을 주제로 발간한 첫 번째 보고서 [강대국 외교 구상:한국 주도 동심원 전략]에서 한국의 국력이 강해진 만큼 강대국에 편승해 오던 관성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이념을 떠나 정체성부터 재정립할 것을 주문했다. “강대국 한국이 취해야 할 국가 정체성은 폐쇄적 민족주의보다는 개방적 네트워크 국가여야 한다"며 이를 통해 자유를 확대하고 세계 각 지역에서는 무역과 통상을 통해 경제적 번영을 축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향점은 ‘만사한통(萬事韓通)’이다. '주변국'이 아닌 '중심국'이라는 생각을 갖고 경제·외교·문화 등 각 분야에서 세계가 한국을 통하도록 하는 정책을 수립하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북미(멕시코), 아시아(베트남), 아프리카(탄자니아) 등 각 대륙에 개방형 네트워크를 구축해 강력한 해양 강국으로 올라설 것을 제안했다.



선결 과제로는 민간 혁신을 통한 복합 자본 국가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물류·금융·무역의 ‘3위 일체’로 글로벌 무대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역사적으로 금융국가들은 물류와 금융이 연계돼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정부와 민간이 함께하는 산업 혁신 과정에서 물류·금융 네트워크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구체적으로 △ 인도·태평양 지역 중심의 글로벌 물류·혁신 플랫폼 확보 △ 디지털 기술 및 금융 서비스 기반의 글로벌 통상 네트워크 구축 △ ‘탈중국’ 중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R&D 센터 국내 유치 △미국 등 주요거점국가 내 제조 인프라 및 R&D 센터 적극 구축 등이 제시됐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민간 재단을 확대하라는 제안도 내놨다. 보고서는 “재단(foundation)을 통해 가업 승계 및 부의 상속을 제도화하는 대신 기업 수익금을 재단에 귀속시켜 공익사업에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의 록펠러, 게이츠 재단을 비롯해 독일 보쉬, 네덜란드 이케아, 덴마크 칼스버그 재단 등이 제시됐다.

IFS는 또한 ‘개방적 네트워크’ 전략이 성공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해상 교통로의 보호를 강조했다. 최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중 갈등이 고조되며 미국 주도의 해양 질서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에 보고서는 미국과의 포괄적 동맹 구축 및 해양에서의 현상 유지를 목표로 안보 정책을 세우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한국 주도 해양 안보 협력체를 구축할 것을 촉구했다.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원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명예원장을 맡은 IFS는 세계적 수준의 국가 싱크탱크를 목표로 지난해 4월 출범했다. 이번 보고서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민주주의, 팬데믹, 과학과 기술의 미래, 경제 안보, 인구, 탄소중립 등 총 7개 클러스터에서 연구 성과를 담은 국가 미래 전략을 제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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