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라마로 인기를 끈 ‘재벌집 막내아들’ ‘신입사원’ ‘사내 맞선’ ‘어게인 마이 라이프’ ‘꽃선비 열애사’ 등은 공통점이 있다. 모두 웹소설을 기반으로 영상화한 작품이라는 점. 웹툰을 기반으로 하는 드라마나 영화가 많지만 그 웹툰마저도 상당수가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웹소설이 ‘지식재산(IP)의 씨앗’인 셈이다.
7일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진행한 ‘2022 웹소설 산업 현황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웹소설 시장 규모는 약 1조 390억 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산업 조사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버·카카오페이지·리디 등 11개 웹소설 플랫폼 매출 기준이다.
2020년까지만 해도 전체 시장 규모가 6400억 원이었는데 약 2년 만에 62% 늘어났다. 2013년에는 시장이 100억∼200억 원 규모로 추산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10년 남짓한 기간 동안 최대 100배가량 성장한 셈이다.
플랫폼 사업체별 웹소설 매출 규모를 보면 네이버가 4266억 원으로 1위였고 이어 카카오페이지 4145억 원, 리디 1049억 원 순이었다. 이들 3곳이 전체의 91%로, 빅3 플랫폼이 시장을 장악한 셈이다.
국내 웹소설 이용자 수는 587만 명(2022년 10월 기준)으로 추정된다. 웹소설을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본 이용자 599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최근 1년간 매일 이용했다는 응답이 34.5%로 가장 많았다. 또 일주일에 3∼4번이 31.3%, 일주일에 1∼2번이 20.9%로 그 뒤를 이었다. 이용자 가운데 77.8%는 유료 결제 경험이 있으며 1회 평균 결제액은 1만 4476원이었다.
종이책을 덜 읽는 분위기에서 웹소설의 인기는 시사하는 바가 많다. 2021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 독서율은 47.5%로 2019년(55.7%)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한창완 세종대 만화애니메니션텍전공 교수는 “우리가 아예 책을 안 읽는 것은 아니고 최근 독서의 통로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로 바뀐 것”이라며 “장소와 시간을 불문하고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웹소설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다만 웹소설 창작자의 수익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창작자의 한 해 총수입은 평균 3487만 원(2021년 기준)이지만 이 가운데 웹소설 연재로 벌어들이는 돈은 전체 수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연재 수입 비중이 46.1%, 이차적 저작물 수입 비중이 1.1%였다.
작품 한 편당 원고료는 10만∼100만 원 미만이라는 응답이 27.8%로 가장 많았고 100만∼300만 원이 19.8%, 10만 원 미만이 14.8%였다. 5000만∼1억 원을 받는 경우는 2.8%, 1억 원 이상은 1.2%였다.
문체부는 이번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작가와 기업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 웹소설 상생협의체’를 8일 출범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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