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기업 후원이 끊겨 운행 중단 위기에 놓였던 용인 삼계고등학교 통학버스가 기사회생했다. 간선도로에서 학교까지 600미터나 떨어져 있어 자칫 학생들의 통학길이 고생길이 될 뻔했지만 이상일 용인시장이 구원투수로 등판했기 때문이다.
8일 용인시에 따르면 삼계고 학생회장 이찬희 군이 전날 시장실을 찾아 이 시장에게 통학버스 문제를 해결해준 데 대해 감사의 편지를 직접 전달했다.
처인구 포곡읍에 자리한 삼계고는 접근성이 떨어져 통학버스 운행이 불가피하다. 이에 민간 기업의 지원을 받아 학생들의 등교를 위해 25인승 통학버스를 운행 중이다. 재학생 697명 중 절반에 가까운 320명이 통학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 기업 측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지원이 중단되자 통학버스 운영이 막막해진 상황이었다.
삼계고 측은 지난 6월30일 이 시장과 지역 내 고등학교 교장 간담회에서 통학버스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지원을 요청했다. 딱한 사정을 들은 이 시장은 지난달 지원을 약속했고 통학차량 운영비 3900만원을 긴급하게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시는 통학버스 운행에 필요한 지원금을 이달 열리는 ‘시의회 제2차 추가경정예산 심사’에 상정할 방침이다.
문용수 삼계고 학생부장과 함께 편지를 들고 이 시장을 찾은 이 군은 “시장님이 도와주셔서 어려운 일이 해결됐다”며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 편지를 써서 찾아왔다”고 인사했다.
이 군은 편지에서 “최근 마을기업 상황이 좋지 않아 갑작스럽게 지원이 끊겨 하마터면 셔틀버스가 줄어드는 일이 벌어질 뻔했다”며 “시장님이 어려운 여건을 파악하시고 교육적 지원을 위해 긴급하게 추경예산을 사용해 학교를 지원해 주신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심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등하교 버스가 없다면 아침마다 경사진 오르막길을 오르락내리락해야 한다. 안 해본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이 오르막길이 우리학교 학생들의 에너지를 얼마나 낭비시키는지. 하지만 이 용인 삼계고의 어려운 상황에서 시장님이 마치 산타클로스처럼 나타나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 시장은 이 군에게 ”삼계고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가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여러분들이 보다 좋은 교육을 받기 위한 일이라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지난 2018년부터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지역 개발촉진에 관한 특별법’을 근거로 연간 4300만원의 통학버스 임차료를 지원해왔다. 여기에 지역 내 민간 기업이 2021년과 2022년 2년간 6800만원을 지원해 통학버스는 기존 6대에서 8대로 확대 운영 중이다. 삼계고에 지원을 해왔던 기업은 경영악화로 올해 약속한 통학버스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지난 6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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