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미국 컬럼비아대 국제공공정책대학원(SIPA) 교수로서의 첫 강의에서 여전한 인기를 실감했다. 학생들이 수업 도중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어대는 바람에 시작한 지 20분 만에 강의가 중단 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오후 클린턴 전 장관은 뉴욕 컬럼비아대 SIPA 교수진 합류 이후 최초로 강단에 올랐다.
첫 강의에 동석한 외교정책학과 동료 교수가 강의 시작 20분 만에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 학생들이 있다"면서 "여기는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하는 여성 팝 가수다.
동료 교수는 스위프트의 공연장에서 팬들이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사진을 찍는 것처럼 강의실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사진을 찍고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 교수의 제안으로 5분간 쉬는 시간을 주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했다. 그러자 수백명의 학생들은 일제히 휴대전화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
동료 교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활짝 웃으며 포즈를 취한 클린턴 전 장관은 "파파라치 같다"고 농담을 했다.
앞서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1월 컬럼비아대 SIPA의 교수가 됐다.
그의 수업에는 800명이 넘는 수강 희망자가 몰렸고, 대학원생과 학부생 370명이 최종 수강자로 선택됐다.
수강생들은 백악관 비밀경호국(SS)의 신원 확인 절차도 거쳤다.
'상황실 안에서'라는 이름이 붙은 이 강의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국내 여론이 외교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비롯해 효율적인 정책 수립 등 국무장관 시절의 경험을 나눌 예정이다.
이날 수업에선 2016년 대선에서 경쟁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간접적으로 언급됐다.
클린턴 전 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을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고 "그가 미국과 이란의 핵 합의를 파기했다"고 말했다.
다만 클린턴 전 장관은 "이 수업은 그(트럼프 전 대통령)를 다루는 시간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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