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미국의 문의로 중국의 대만 침공을 상정한 군사 대응 시나리오 연구에 들어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인도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인도의 최고 군사 사령관이 6주 전 미국과 동맹국이 관련된 전쟁이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을 조사하고 인도가 이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전쟁 발발 시 남아시아 국가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미국 측 문의에 따른 조치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은 이 같은 지시가 미국이 여러 포럼에서 관련된 문제를 제기한 뒤 내려왔다고 전했다.
연구는 다양한 전쟁 시나리오를 평가하고 분쟁 발생 시 인도의 군사 옵션을 제시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인도가 미국·동맹군의 각종 장비 유지 및 보수 시설을 제공하는 물류 허브 역할을 하거나 식량, 의료 장비 등을 후방 지원하는 내용부터 북부 국경을 넘어 직접 전쟁에 개입하는 극단적인 시나리오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들은 “연구 완료 기한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인도군이 가능한 한 빨리 완료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인도의 이 같은 연구는 미중 관계가 급격하게 악화하는 시점에 인도의 ‘다중 동맹’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하에서 인도는 러시아에 대한 국제 제재 동참을 거부하면서도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발전시켜 국제 관계에 대한 자신만의 길을 구축해왔다. 최근 몇 년간은 미국과의 국방 관계가 강화되고 있으며 중국의 영향력 팽창을 견제하는 일본·호주 등과 안보 부문을 중심으로 한 대화에도 적극 참여했다. 반면 중국과는 국경 문제로 최근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며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인도 국방부와 외무부에 e메일로 문의했으나 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역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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