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10시 30분 수원지검에 출석한다.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서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이번이 다섯번째 검찰 출석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다만 단식 열흘째인 이 대표는 건강상의 이유로 진술을 거부할 전망이다.
수원지검 형사6부는 이날 이 대표에게 쌍방울이 경기도를 대신해 스마트팜 지원비 500만 달러와 도지사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전달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가 냈어야 할 북한 스마트팜 조성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를 비롯해 당시 북측이 요구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쌍방울의 대납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이 대표를 제3자 뇌물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이와 관련 이화영 전 부지사는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에 방북 추진을 요청한 사실 등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했다가 지난 7일 옥중 자필 진술서를 통해 “검찰에서 일부 허위 진술했다”고 말을 바꿨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23일 이 대표에게 8월30일 조사를 받으라 1차 통보를 했으나 이 대표는 국회 본회의 일정을 이유로 거부했다. 이후 검찰은 이달 4일에 조사 받을 것을 재통보했고, 이 대표가 오전 조사만 받겠다고 하면서 이 역시 무산됐다. 검찰은 지난 6일 이 대표가 오는 12일 조사를 받겠다고 하자 “단식으로 조사에 지장이 초래되는 상황”이라며 늦어도 이달 7~9일 출석하라 요구해 대정부 질문이 끝난 9일 출석하겠다고 이 대표가 검찰에 통보했다.
검찰은 단식중이 이 대표 건강 상태를 고려해 여러 버전의 질문지를 준비하는 한편 아주대병원에 협조를 구해 의사 1명 등 의료진을 조사실 옆 대기실에 대기하도록 하고, 청사 밖에 구급차를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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