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잔뜩 취한 채 상가 주차장 입구를 막고 고급 수입차 내부에서 숙면을 취하고 있던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계속 해서 잘못된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주던 이 남성은 조사 결과 사기, 강간 등 총 11건의 죄목이 있는 지명수배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경찰청 공식 유튜브에는 ‘주민등록번호도 모른다? 뒤에 숨겨진 더 큰 비밀’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영상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11일 새벽 12시께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한 도로에서 ‘상가 주차장 입구를 막고 자고 있다’는 112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현장에서 경찰은 고급 수입차 내부에서 자고있던 A씨를 붙잡아 음주 측정을 실시했다. 음주 측정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7%로 면허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였다. 그런데 주민등록번호를 묻는 경찰에게 답한 A씨의 주민등록번호는 인적사항이 조회되지 않았다. 경찰은 재차 A씨에게 제대로 된 주민등록번호를 밝힐 것을 요청했고 A씨는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를 거듭해서 다시 말했지만 인적사항 조회에 번번이 실패했다.
경찰이 "사실대로 말해달라"고 A씨에게 요청했음에도 A씨는 "맞는데?", "나오는데, 왜 안나와요?"라고 말하며 딴청을 피울 뿐이었다.
조회에 계속 실패하자 현장 경찰관은 신분증을 요구했다. 그는 신분증이 차에 있다고 말하고 찾는 시늉을 했지만 차량에서는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 휴대전화에 등록되어 있는 프로필을 조회했으나 이 역시 다른 사람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면허 없으신 거 아니냐", "수배 있냐"고 물었지만 A씨는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경찰은 끝까지 인적사항을 밝히지 않는 A씨가 수상하다고 판단해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여겨 A씨를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를 지구대로 데려와 지문으로 신원조회를 실시한 결과 A씨가 사기, 강간 등 총 11건의 죄목으로 수배된 사실이 파악됐다. 경찰은 "엄정하고 공정한 법 집행으로 경찰의 사명과 책임을 완수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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