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애매한 영어 약자를 많이 만나게 된다. 가장 자주 만나는 영어 약자는 ‘IC’ ‘JCT’ ‘TG’ ‘SA’ 등이다. 이는 누구나 잘 알 것 같지만 빠르게 주행하다가 언뜻 약자의 뜻이 생각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도로 안내판에 자주 붙어 있는 IC와 JCT는 공통적으로 교차로다. 이 중에서 IC는 인터체인지(interchange)의 약자로 고속도로와 일반 도로가, JCT는 정크션(junction)의 약자로 고속도로와 고속도로가 각각 만나는 교차로를 의미한다. 국립국어원은 IC에 대해 쉬운 우리말로 ‘나들목’을 이미 제안하고 있다. JCT의 공식적인 순화어는 없지만 대략 ‘분기점’으로 부를 수 있을 듯하다.
고속도로에서 통행료를 받는 곳을 뜻하는 용어로 사용되는 TG는 톨게이트(tollgate)를 의미하는데 ‘요금소’라는 쉬운 우리말이 있다. SA는 서비스에어리어(service area)의 줄임말로 바로 ‘휴게소’다. 휴게소 외에 단순히 화장실과 주차장을 갖추고 있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곳은 ‘졸음쉼터’라고 표기돼 있는데 일부에서는 RA(rest area)라고 부른다.
고속도로를 따라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해 세워진 울타리를 대개 ‘가드레일’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국립국어원은 보다 쉽게 ‘보호난간’이라고 표기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고장이 난 차량을 끌고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는 차량을 ‘레커’라고 하는데 ‘견인차’가 더 이해하기 쉽다.
일본식 한자 조합인 ‘노견’이라고 씌여 있는 곳을 여전히 볼 수 있는데 일부에서는 이를 번역해 ‘길어깨’라고 쓰기도 한다. 정말 쉬운 우리말로 이는 ‘갓길’이다.
추가해서 운전자들이 거의 대부분 사용하고 있는 ‘내비게이션’도 쉬운 우리말이 있다. 국립국어원은 ‘길안내기’ 또는 ‘길도우미’라고 순화어를 제시한 상태다. 처음에는 다소 어색할 수 있지만 자주 사용하면 익숙해지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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