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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CJ라이브시티 조정 1순위…김포테크노밸리도 대상 오를 듯

■민관합동 조정위 재가동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공사비 폭등

민관 합동 80여곳 개발사업 난항

자금난 겪는 PF 사업장 대상으로

3~6개월에 거쳐 조정계획안 수립

용적률 상향 등 유형별 맞춤 지원

10년전 판교 알파돔 등 4건 조정


정부가 10년 만에 ‘민관 합동 PF 조정위원회’를 띄운 것은 물가가 급등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 금리가 크게 뛰는 등 시장 상황이 크게 악화됐다는 판단에서다. 국토교통부는 4월부터 시장조사를 통해 약 80곳의 민관 합동 PF 사업장에서 어려움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민간 사업의 경우 사업자끼리 협의를 통해 토지 대금 납부 기간을 연장하거나 분양 시기를 조정하는 등 사업성을 조정할 수 있지만 지자체나 공사 등 관에서 발주한 사업은 계약 변경이 쉽지 않다. 대한주택협회의 한 관계자는 “공공기관은 감사를 받기 때문에 배임 우려가 있어 사업 초기 협약서 작성 이후 계약 변경이 쉽지 않다”며 “조정 기구가 나서면 공공에서도 명분이 생기는 만큼 법적 근거를 마련해 사업이 현실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사업 주체를 특수목적회사(PFV)로 한정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 조정위에서는 리츠 등도 포함해 사업 추진 형태와 관계없이 당사자 간 사업 내용에 다툼이 있을 경우 모두 들여다보기로 했다. 개발 사업의 주체가 다양해지면서 건설 업계에 문제가 되는 부분을 전반적으로 조정하겠다는 의지다. 정상화 대상 사업으로 지정될 경우 조정위원회는 전문 기관의 조정계획안 초안을 토대로 약 3~6개월가량의 이해관계 조정을 거쳐 조정계획안을 수립하게 된다. 조정 내용은 △토지 대금 납부 기간 연장 △용적률 상향 및 용도 변경 등 토지 이용 계획 변경 △사업 기간 연장 △위약금 면제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를 반영한 공사비도 조정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사업장은 대부분 산업 단지로 공동주택 단지 1곳도 포함돼 있다. 총 80곳 안팎으로 사업비 규모만 157조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사업 계획이나 토지 대금 납부 조건 변경 등 실제적인 조정 대상 사업장은 14곳으로 10조 원 안팎이다.

규모가 가장 큰 곳은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CJ라이브시티 사업이다. 2015년 경기도가 고양시의 옛 한류월드 부지 개발을 위해 추진한 ‘K컬처밸리 조성 공모 사업’에 CJ그룹이 참여해 사업 주체인 주식회사 ‘케이밸리’가 설립됐다. 총 사업비는 2조 원 규모로 완공 기한은 2024년 6월이다.

CJ라이브시티 사업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원 한류월드에 조성되는 한류 콘텐츠 중심 융복합 테마파크다. CJ는 축구장 46개 크기 부지(30만 2153㎡)에 K팝 공연장과 쇼핑 시설, 테마파크, 호텔 등을 짓고 한류 관광 단지를 만들 계획이었다.

그러나 2016년 7월 1차 착공 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며 인허가 절차에 시일이 오래 소요됐다. 2·3차에 걸친 사업 계획 세부 개발 계획 변경과 아레나 건축 인허가, 경기도 및 고양시 인허가가 지체되면서 사업은 계속 지연됐다. 2021년 10월 2차 착공에 들어가면서 사업 기간은 50개월이 늘어났지만 발주처인 경기도가 사업 완공 기한을 늘려주지 않으면서 10만 평 부지 개발을 9개월 내 완료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CJ라이브시티의 공정률은 17%대에 불과하다. 설상가상으로 4월부터는 시공사인 한화건설과 공사비 재산정을 이유로 공사도 일시 중단된 상태다. 완공 시점이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행사가 지불해야 하는 지연 배상금만도 1000억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사업비 3293억 원 규모의 김포 테크노밸리 도시첨단산단 사업도 사업 조정 대상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포시 걸포동 1197 일원 26만 6124㎡에 지식·문화·정보통신·R&D 기업이 입주하는 사업으로 2020년 시작됐다. 그러나 토지 이용 계획을 복합 용지에서 공동주택 용지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지자체의 인허가가 떨어지지 않아 표류 중이다. 개발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사비와 금융 비용은 급등하고 안전 수칙 강화로 공기를 맞추기도 빠듯한 상황”이라며 “특히 신규 민관 합동 사업은 지난해 대장동 사태 후폭풍으로 사업 진척이 어려워 멈춰선 곳들도 많다”고 전했다.

국토부가 PF 조정위를 재가동하면서 해결될 기미가 없던 민관 합동 사업장에도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는 2012~2013년에도 PF 조정위원회를 가동해 5개 사업을 정상화 대상 사업으로 지정하고 사업 계획과 기간 등을 적극적으로 조정한 바 있다.

2012년에는 5곳 사업장이 신청해 3곳이 정상화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다. 9356억 원 규모의 남양주 별내복합단지 개발 사업에 대해 국토부는 기존 7대3이던 주거 대비 비주거 비율을 9대1로 조정하고 상업 용지의 오피스텔을 지상 연면적의 15% 수준으로 부분 허용해 사업성을 높였다. 고양 관광문화단지 1구역 사업에 대해서는 사업권과 토지매수권 양도 절차를 수행하고 무산 시 협의에 의한 계약 해제를 추진하라고 조정했다. 계약금과 보증금에 대해서도 사업 주체와 발주처(경기도)의 의견을 조정안으로 수용했다. 7000억 원 규모의 경남 마산 로봇랜드 개발 사업에 대해서도 실시협약서 내용 중 해지지급금 항목을 귀책 주체에 따라 다르게 산정하고 지급 금액 역시 건설 기간 및 운영 기간으로 구분 산정하는 등으로 변경해 민간 시행사의 부담을 낮췄다.

2013년에는 판교알파돔시티가 선정됐다. 당시 건설사와 재무적투자자(FI), 전략적투자자(SI) 등 이해관계가 다른 출자자들이 얽혀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했으나 국토부가 나서 건설사·LH 등과 합의를 통해 설계를 변경했다. 발주처인 LH도 토지 대금 대신 오피스용 빌딩을 대물 인수하고 사업지에 건축되는 백화점과 상업 시설을 현대백화점과 대한지방행정공제회에 선매각하는 등 자구 노력을 통해 사업이 정상화 궤도에 들어섰다. 국토부 관계자는 “3600여 곳에 달하는 부동산 PF 사업장 전체에 대해 전수조사·관리 중이며 이 중 부실 우려 사업장은 600여 곳”이라며 “사업장 유형별로 맞춤형 대응을 통해 리스크가 현재화되지 않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본 위원회와 실무위원회로 구성되며 민관 합동 PF 사업 정상화를 위한 사항을 심의한다. 본 위원회 위원장은 김오진 국토부 1차관이, 실무위원회 위원장은 남영우 국토부 토지정책관이 맡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지자체 등 공공이 토지를 제공(임대·매도 등)하거나 사업을 발주한 건설 사업은 모두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 소비자보호처 리츠심사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다만 소송 중이거나 건설분쟁조정위원회를 거쳐야 하는 사항 등은 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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