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천년 고도' 마라케시도 흔들렸지만, 피해는 오래된 건물이 모여 있는 구도심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붕괴의 위험 속에서도 일부 관광객들은 마라케시 여행을 이어가고 있다.
미 CNN 방송은 10일(현지시간) 마라케시 구도심인 '메디나'를 둘러싸고 있는 성벽 대부분이 지진으로 무너져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 성벽은 1126년에 축조돼 900년 가까이 유지됐다.
메디나의 제마 엘프나 광장 모퉁이에 자리잡은 한 모스크는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 '마라케시의 지붕'이라 불리는 랜드마크 쿠투비아 모스크도 일부 망가졌다. 건물 추가 붕괴의 위험이 있어 일부 구역은 울타리로 접근이 차단됐다.
마라케시 구도심인 메디나는 여의도 면적의 1.3배인 1107ha(헥타르) 전역이 198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하지만 그만큼 오래된 건물이 많고 대부분은 벽돌로 지어져 지진에 취약했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마라케시의 신도심은 지진의 피해가 경미하다고 CNN은 전했다. 신도심의 카페와 식당들은 10일 오전에도 영업 준비에 한창이었다.
일부 외국인 관광객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여행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 관광객을 위한 가이드 투어가 재개됐다고 보도했다. 바히야 궁전 같은 관광 명소에도 줄이 길게 늘어섰다. 실제로 현지 여행사인 RJ 트래블은 강진 당시 고객 중 일부가 안전상 이유로 야외에서 노숙을 했다면서도 "지금은 상황이 안정돼 관광객들이 계획했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로코 강진은 8일 오후 11시 11분(현지시각)께 모로코 마라케시 서남쪽 약 71㎞ 지점에서 6.8의 규모로 발생했다. 10일 오후 4시까지 2122명이 숨지고 2421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지진으로 마라케시와 인근 지역에서 30만 명 이상이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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